사람은 관(棺) 뚜껑을 닫아 봐야 가치를 알 수 있다. 황씨에게는 그렇게 말할 자유가 있다. 애도할지 말지도 국민 각자의 자유다. 싫어하는 정치인이라고 해서 혐오를 강요할 수는 없다. 정반대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왜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화를 낸다면 그것이야말로 탄압이다. 황씨의 주장이 논쟁적인 까닭은 그가 영향력 있는 폴리테이너(politainer·정치 활동을 하는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본업을 뛰어넘어 문재인을 지지하는 문화·예술계 모임 '더불어포럼' 공동대표를 맡았고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온다. 지난해 초엔 "KBS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은 출연이 어렵다고 통보했다"며 블랙리스트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역사는 시대 상황에 비춰 평가해야 한다. 지금 잣대로는 군사 쿠데타와 중앙정보부, 인권 후퇴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당시엔 필요악(必要惡)이 등장할 만한 세상이었기에 역사의 바퀴가 돌아갔다. 교육부는 2020년부터 쓰일 중·고교 교과서에서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가 빠진다고 발표했다. 황씨가 누리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교과서를 적폐로 몰아 비난했던 이 정부가 역사에 대한 평가도 입맛대로 바꿀까 두렵다. 죽음은 공평하다. 정치인도 사망할 때는 개인으로 죽는다. 애도할지 말지, 감 놔라 배 놔라 할 권리는 없다. JP가 생전에 지은 묘비명은 이렇게 끝난다. '되돌아보니 제대로 이룬 것 없음에 절로 한숨짓는다. 숱한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던 사람, 한평생 반려자인 고마운 아내와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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