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닷속의 산호 캐기는 당나라 때부터다. 어민들은 산호초가 있는 바다로 나가 쇠그물을 드리운 뒤 배의 끄는 힘을 이용해 산호를 캤다. 철망산호, 즉 쇠그물로 캐낸 산호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진귀한 보물 대접을 받았다. 명나라 때 주존리(朱存理)는 고대 서화에 대한 기록을 망라해 정리한 자신의 저술에 '철망산호(鐵網珊瑚)'란 이름을 붙였다.
도서 '청강 이제신 평저'
신흠(申欽·1566~1628)은 청강(淸江) 이제신(李濟臣·1536~1583)의 문집 발문에 이렇게 썼다. "아, 아양 떨고 교태를 부리며 대문에 기대 스스로를 파는 자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공은 충직하고 질박함으로 당시에 배척당했다. 형상에 기대고 그림자로 빌붙어 깜냥도 안 되면서 자리를 차지해 이익을 노리는 자가 한도 없다. 하지만 공은 충실함 때문에 글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공이 당한 일로 보면 끝내 캄캄하게 인몰되어 뒤에 다시는 보지 못할 듯하였는데, 몸이 죽자 말이 서고, 말이 서자 이름이 전해졌다. 비유하자면 산호의 보배로운 가지가 철망에 흘러들어, 마침내 희대의 보물이 된 것과 한가지다. 어찌 세상의 얕은 의론을 가지고 백세의 사업과 맞바꿀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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