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가'는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로 시작한다. 가락이 차지다. 가는 세월을 늘어진 계수나무 끝 끄터리에다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國穀偸食) 하는 놈과 부모 불효 하는 놈과 형제 화목 못 하는 놈, 차례로 잡아다가 저세상으로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아서 한잔 더 먹소 덜 먹게 하면서 거드렁거리고 놀아보세" 하는 끝 대목에 이르면 공연히 뜨끔해져서 마음자리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든다. 신관 사또에게 모진 매를 맞고 옥에 갇힌 춘향이의 심정을 노래한 12잡가 중 '형장가(刑杖歌)'에도 "국곡투식 하였느냐 엄형중치(嚴刑重治)는 무삼 일고" 하는 대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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