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온전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없고, 사물은 양쪽 모두 흥하는 법이 없다. 그래서 하늘과 땅 사이의 일은 반드시 결함이 있게 마련이다. 현명한 사람은 결함이 있을 수 있는 일에서 온전함을 구하기에 힘쓰지 않고, 결함이 있을 수 없는 일에서 덜어냄이 생길까 염려한다(事無全遂, 物不兩興. 故天地之間, 必有缺陷. 夫明者, 不務求全其所可缺者, 恐致損其所不可缺者)." 명나라 서정직(徐禎稷)이 '치언(恥言)'에서 한 말이다.
한번은 그가 초가을에 농부와 들판에 나갔다. 벼 이삭이 유난히 많이 달린 것을 보고 풍년이 들겠다고 하자, 농부가 말했다. "그렇지 않아요. 촘촘하게 심어 거름을 많이 주면 금세 자라지만 거둘 때 보면 쭉정이가 많고 알곡이 적지요." 또 논이 말라 갈라진 것을 보고 걱정하니, 농부는 "괜찮아요. 가을이 되면 바람이 매워집니다. 벼가 물을 너무 많이 먹으면 이들이들해서 보기에는 좋아도 물러집니다. 수분을 적당히 뺏어줘야 야물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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