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정(徐居正)은 '술회(述懷)'라는 시에서 "씩씩하던 모습에 흰머리 더해가고, 공명은 어긋나서 병마저 더해지네. 때 어긋나 삼년 쑥은 구할 방법 아예 없고, 세상과 안 맞기는 육일 두꺼비 짝이로다. 강가로 돌아가고픈 맘 죽처럼 끈끈하니, 세간의 풍미는 소금보다 덤덤하다. 시 지어 흥 풀려다 도리어 빌미 되어, 한 글자 옳게 놓으려다 수염 몇 개 끊었다오(矍鑠容顔白髮添, 功名蹭蹬病相兼. 乖時無及三年艾, 違世方成六日蟾. 江上歸心濃似粥, 世間風味淡於鹽. 詩成遣興還堪祟, 一字吟安斷數髥)"라며 노년의 서글픔을 노래했다.
한때는 노익장의 기염을 토했는데, 갈수록 세상과 어긋나더니 다 던져버리고 돌아가고픈 마음만 가득하다는 말이다. 3, 4구의 삼년 쑥과 육일 두꺼비는 고사가 있다. 삼년 쑥은 '맹자'에서 "오늘날 왕 노릇 하려는 자는 7년 된 병에 삼년 묵은 쑥을 구하기와 한가지니, 진실로 미리 준비해두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얻지 못한다"고 했다.
육일섬여(六日蟾蜍), 즉 육일 두꺼비는 '세시기(歲時記)'에 나온다. "1만 년 묵은 두꺼비를 육지(肉芝)라고 한다. 이것을 5월 5일에 잡아서 말려 몸에 지니고 다니면 다섯 가지 병기(兵器)를 물리치는 효험이 있다. 하지만 6일에 잡은 것은 쓸모가 없다"고 했다. 그 귀한 두꺼비도 단옷날인 5월 5일에 잡아 그늘에서 말린 것이라야지, 6일에 잡은 것은 아무 효력이 없다.
서거정은 '단오 다음 날(端午翼日)'의 3, 4구에서도 "삼년 묵은 쑥을 구하려다가, 6일의 두꺼비가 되고 말았네(欲覓三年艾, 眞成六日蟾)"라고 했다. 3년 묵은 쑥을 찾는 동안 7년 고질이 되었다. 앓던 첫해에 쑥을 캐서 말려두었더라면 진작에 나았을 일이다. 단옷날에 맞춰 두꺼비를 말렸으면 내 몸을 지켜주는 든든한 호신부 (護身符)가 되었을 텐데, 단 하루가 늦어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자식 안에 부모가 들어있다. 영상 속 어미의 갑질을 보니 자식은 애교 수준이다. 무얼 보고 배웠겠는가? 자식 교육 잘못했다고 사과할 일이 못 된다. 누가 누구를 교육한단 말인가? 시늉으로 잘못했다 하지만 병이 이미 깊었는데 어디서 3년 쑥을 구하며, 효험 없는 6일 두꺼비를 어디에다 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