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낱말은 많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그 뜻을 흥미롭게 캐면 재미있다.
하나의 한자에는 여러 개의 뜻이 있다. 원래의 뜻이 있고 여러 개로 파생된 뜻이 있다. 흥(興)이라는 한자는 동시에(同) 마주 든다(舁)는 뜻이 합쳐진 글자다. 동시에 마주 드니 일어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일 興이다. 그런데 이 원래의 뜻에서 기뻐하다 등의 여러 뜻이 파생됐다. 동시에 마주들어 일어나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그래서 흥미란 기쁜 맛(味)이다. 어떤 일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은 그 일에 기쁜 맛을 느낀다는 뜻이다. 재미는 우리말인 것 같지만 한자인 자미(滋味)가 바뀐 말이다. 자(滋)라는 한자는 물(氵)과 우거진다(玆)가 합쳐진 글자다. 물을 주니 우거지도록 불어난다 뜻이다. 그래서 불을 滋다. 그런데 이 원래의 뜻에서 자라다 등의 여러 뜻이 파생됐다. 어떤 식물이 불어나니 얼마나 많이 자라겠는가? 그래서 자미란 자라는 맛(味)이다.
이렇게 따지니 자라다와 재미는 자(滋)라는 똑같은 어원에서 온 낱말임을 알게 된다. 장사하는 사람이 재미 좀 본다는 것은 돈이 자라는 자미를 본다는 뜻이다. 이렇게 장사에서 재미를 본다고는 하지만 장사에서 흥미를 본다고 하지 않는다. 장사에 흥미를 붙인다고 한다. 장사에서 재미를 본다는 것은 돈이 자라는, 즉 돈을 좀 번다는 뜻이고, 장사에 흥미를 붙인다는 것은 장사를 나름대로 의욕적으로 기쁘게 한다는 뜻이다.
살면서 흥미와 재미가 있어야 사는 맛이 난다. 무슨 일이든 기쁜 맛인 흥미가 붙으면 하지말라고 해도 하게 되어 자라는 맛인 재미가 있다. 공부도 흥미가 붙으면 머릿속 생각이 자라는 재미가 나서 잘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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