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는 식물이고, 후자는 동물에서 왔다. 도대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일까?
새삼스럽다는 이미 알고 있는 뭔가에 대하여 갑자기 새로운 데가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런데 새삼은 다른 식물의 영양을 빨아먹고 사는 악덕 기생식물이다. 다른 식물에 달라붙으면 영양분을 흡입하는 뿌리가 필요없기에 스스로 잘라내며, 광합성으로 영양을 창출하는 잎도 비늘처럼 퇴화한다. 그래도 씨는 뿌려야 하기에 생식기관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어떤 식물에 새삼이 달라 붙으면 영양분을 빼앗겨 말라 죽는다. 새삼스럽다의 어원에 대해 몇몇 설들이 있지만 바로 이 새삼에서 나왔다는 설에 따르면 새삼스럽다는 결코 좋은 뜻이 못된다. "새삼스럽게 무슨 말씀을"은 "저를 말려죽여 잡수실 말씀을"이란 뜻이 된다. 변태란 한자 그대로 모습(態)이 바뀌다(變)는 뜻이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자동차가 로봇으로 바뀌는 것이 변태다. 원래 생물학 용어인 변태(metamorphosis)란 동물이 형태변화를 거쳐서 성체가 되는 자연현상이다. 볼품없는 번데기인 애벌레가 아름다운 나비로 탈바꿈하는 것이 변태다. 이 말이 억울하게도 비정상적인 변태성욕의 의미로 변질되어 버렸다. 변태를 하는 나비 입장에서는 어이없다. 원래 변태 의미대로라면 변태스러운 사람이란? "저 친구 매일 얌전한 줄만 알았는데 저런 활기찬 모습이 있었네!", "저 친구 일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놀기도 잘 하네!" 그렇게 멋지게 변하는 사람이 변태스러운 사람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새삼스러운 삶보다 남에게 멋진 모습으로 바뀌는 변태스러운 삶은 활기차다. 매일 똑같은 이런 뻔한 모습보다 가끔씩 저런 바뀐 모습도 보여주는 사람이 매력있고 끌리는 법이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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