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 삼(一 - 2)예 례(示 - 13)적을 기(言 - 3)
늘그막에 공자는 이렇게 탄식했다. "甚矣, 吾衰也! 久矣, 吾不復夢見周公!"(심의, 오쇠야! 구의, 오불부몽견주공!) "너무나 내가 약해졌구나! 꿈에 주공을 다시 뵙지 못한 게 이리도 오래되었으니!"라는 뜻이다.
공자가 얼마나 周公(주공)을 그리워하며 본받으려 했는지 잘 드러나 있다. 주공은 商(상) 왕조를 무너뜨리고 周(주, 기원전 1145∼기원전 256) 왕조를 일으킨 武王(무왕)의 아우로서, 바뀐 왕조의 토대가 될 문물과 제도를 정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공자가 강조한 仁(인)과 禮樂(예악)도 주공에서 비롯되었다. 비록 공자 스스로 "이어서 전하되 짓지 않았다"는 '述而不作'(술이부작)을 강조하기는 했으나, 공자가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덧붙임으로써 그 함의가 사뭇 달라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공자가 주 왕조의 예악을 중시하자 후대의 유자들도 대개 이를 따랐다. 荀子(순자)가 '禮論(예론)'과 '樂論(악론)'을 지은 것도 유가 정치의 고갱이가 예악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순자를 거쳐 마침내 한대(漢代)에 이르자 주나라의 문물과 제도, 특히 예악에 대한 광범위한 기록과 편집이 시도되었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는 '周禮(주례)'와 '儀禮(의례)', '禮記(예기)'가 있다. 이 셋을 흔히 '삼례(三禮)'라 부른다.
'주례'는 주 왕조의 관료 제도에 대한 기록인데, 절반쯤은 문헌을 바탕으로 하였고 절반쯤은 상상으로 빚어낸 것이었다. 단순히 예법에 대한 책이 아니라, 법률이나 法制(법제)에 관한 책이다. '의례'는 士(사) 계층에서 실행되었던 갖가지 의례, 가령 冠禮(관례)나 婚禮(혼례), 喪禮(상례), 祭禮(제례), 喪服(상복)의 규정, 鄕飮酒禮(향음주례) 따위를 자세하게 기록한 책이다. 대략 春秋時代(춘추시대)부터 戰國時代(전국시대)를 거쳐 한대에 이르기까지 행해진 의례라고 볼 수 있으며, 당시의 풍속과 종교, 윤리 등을 두루 알 수 있는 자료다.
'예기'는 제도나 예법뿐만 아니라 그런 것들에 대한 견해나 이론도 꽤 기술하고 있어서 철학적인 내용이 훨씬 풍부하다. 이 '예기'의 제42편이 바로 '大學(대학)'이다. 간단히 말하면, '대학'은 유가의 정치란 무엇인지를 간결하게 총괄한 글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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