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물 물(牛-4)이를 격(木-6)
앞서 살펴본 2-1(지난 6일 자 23면)을 다시 보면 이렇다.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欲修其身者, 先正其心; 欲正其心者, 先誠其意; 欲誠其意者, 先致其知, 致知在格物."(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 선치기국; 욕치구국자, 선제기가; 욕제기가자, 선수기신; 욕수기신자, 선정기심; 욕정기심자, 선성기의; 욕성기의자, 선치기지, 치지재격물)
"옛날에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려 한 이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렸고, 그 나라를 다스리려 한 이는 먼저 그 집안을 가지런히 했으며,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려 한 이는 먼저 그 몸을 닦았고, 그 몸을 닦으려 한 이는 먼저 그 마음을 바루었으며, 그 마음을 바루려 한 이는 먼저 그 뜻을 성스럽게 했고, 그 뜻을 성스럽게 하려 한 이는 먼저 그 앎을 지극하게 했으며, 앎을 지극하게 하는 일은 사물의 알속에 이르는 데에 있었다."
2-2는 이를 거꾸로 풀어간 것이다.
"物格而后知至, 知至而后意誠, 意誠而后心正, 心正而后身修, 身修而后家齊, 家齊而后國治, 國治而后天下平."(물격이후지지, 지지이후의성, 의성이후심정, 심정이후신수, 신수이후가제, 가제이후국치, 국치이후천하평)
"사물의 알속에 이른 뒤 앎이 지극해지고, 앎이 지극해진 뒤 뜻이 성스러워지며, 뜻이 성스러워진 뒤 마음이 바르게 되고, 마음이 바르게 된 뒤 몸이 닦여지며, 몸이 닦여진 뒤 집안이 가지런해지고, 집안이 가지런해진 뒤 나라가 다스려지며, 나라가 다스려진 뒤 천하가 태평해진다."
여기서 당연히 중요한 것은 物格(물격) 또는 格物(격물)이다. 사물의 알속이 나에게 이르거나 내가 사물의 알속에 이르거나 어느 쪽이든 이것이 修身(수신)의 처음이고 수신의 맺음이면서 동시에 治國平天下(치국평천하)의 처음이고 치국평천하의 맺음이다. 어째서 그런가? 物(물)은 나 또는 우리를 에워싼 모든 事物(사물)이다. 사물은 事件(사건)과 物件(물건)을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이 사건이며, 이는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온갖 변화와 현상을 이른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물건인데, 여기서는 생명이 있는 有情物(유정물)과 생명이 없는 無情物(무정물)을 아울러 가리키므로 이른바 萬物(만물)이라 할 수 있다.
격물, 성의, 정심을 거쳐 이루어지는 수신은 결코 진공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저 머릿속에서 궁리하고 마음속으로만 헤아려서는 관념으로 흐를 뿐이니, 그렇게 해서는 온갖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롭게 펼쳐지는 사태 속에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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