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green onion

bindol 2021. 7. 10. 04:15

진짜 영어 7/10

 

코리아중앙데일리 뉴스룸에서는 최근 대파가 영어로 뭔가를 두고 작은 논쟁이 있었다. 대파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는데 외국인 에디터들은 대파를 리크(leek)라고, 한국인 기자들은 그린 어니언(green onion)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가벼운 논쟁 이후 대파는 green onion으로 쓰는 것이 맞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leek와 대파는 다른 채소다. 대파와 비슷하지만 더 질기고 초록색 줄기 부분이 납작하다. 한국에서 leek를 재배하지 않는 것처럼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대파를 널리 재배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대파를 구하려면 한국 식품을 파는 한인마트에 가야 한다. 미국에 사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그곳의 한인마트에서는 대파를 big green onion이라고 표시한다고 한다. 보통 green onion이라고 하면 한국의 대파보다 조금 작은 파를 가리킨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재배되는 채소 중에는 대파와 더 비슷한 것이 있다. 스페인에서 나는 칼솟(calçot)이라고 불리는 채소인데 모양이나 식감이 대파와 비슷하다. 고급 식재료로 꼽힌다.
 
대파에 딱 맞는 영어 표현이 없는 것처럼 부추나 쪽파를 부르는 영어 단어도 없다. 그래도 부추와 가장 비슷한 걸 꼽는다면 차이브(chive)다. 하지만 서양의 chive는 얇고 끝이 뾰족하다. 그래서 한인마트에서는 부추를 ‘코리안 차이브’라고 부르기도 한다.
 
쪽파와 가장 비슷한 건 스캘리언(scallion)이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Know Your Onions’라는 기사에서 scallion에 대해 “다양한 파(allium) 종류 가운데 분류하기 가장 어렵다. green onion이나 spring onion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spring onion과는 분명히 다르다. 머리 부분이 더 가늘고 긴 원통형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프링 어니언(spring onion)은 늦은 봄에서 초여름 사이에 수확하는, 덜 자란 양파다. 머리 부분이 scallion보다는 더 둥글지만, 다 자란 양파보다는 가늘고 작다. 미국인들조차 spring onion과 scallion을 혼용할 정도로 비슷하다.
 
기후와 풍토가 다른 만큼 그곳에서 자라는 작물은 형태나 맛이 다르게 마련이다. 한국에서 나는 배와 서양 배 모두 영어로는 pear지만 맛과 모양은 매우 다르다. 얼핏 보면 leek와 대파가 무척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다른 것처럼 말이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박혜민, 이선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