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將은 갑골문(왼쪽 그림)에서 鼎(솥 정)과 肉(고기 육)과 장(나무 조각 장)으로 이루어져, 제사에 쓸 고깃덩어리(肉)를 솥(鼎)에서 삶아 도마(장) 위에 놓는 모습을 그렸다. 여기서 장은 물론 소리부도 겸한다. 將은 금문에 들면서 솥(鼎)이 손(又·우)으로 변하고, 소전체에 들면서 又가 다시 寸(마디 촌)으로 변하여 지금의 자형이 되었다.
그래서 將은 제사상에 고기를 올리다가 원래 의미이며, 이로부터 바치다는 뜻이 나왔다. 바치는 것은 이끌고 나아가야 하므로 다시 將帥(장수)에서처럼 ‘이끌다’의 뜻이, 나아가다는 의미로부터 다시 將來(장래)와 같이 앞으로의 일이라는 뜻이 생겨났으며, 미래 시제를 나타내는 말로도 사용되었다.
將에 犬(개 견)이 더해진 奬은 奬勵(장려)하다는 뜻으로 쓰이는데, 개고기(犬)를 주어(將) 용기를 북돋워 주었던 데서 나온 글자이다. 소전체에 들면서 犬이 大(큰 대)로 바뀌었는데, 그것은 그 당시 이미 장려할 때 쓰던 물품이 개고기에서 다른 커다란 상품으로 바뀌었음을 반영해 준다.
또 醬은 將과 酉(열째지지 유)로 이루어졌는데, 酉가 원래 술통을 그렸음을 고려하면 醬은 제사에 쓸(將) 통(酉)에 담긴 술을 말한다. 그래서 醬의 원래 뜻은 술이나 술처럼 신맛이 나는 음료를 말했다. 이후 마시는 액체나 각종 간장 종류까지 광범위하게 지칭하게 되었다. 漿은 醬의 酉가 水(물 수)로 바뀌어 분화한 글자로 ‘미음’과 같이 마실 묽은 죽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장(상앗대 장)은 상앗대를 말하는데,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將) 하는 나무(木)라는 뜻이다.
次는 갑골문(오른쪽 그림)에서 입을 크게 벌린 사람의 모습(欠·흠)과 두 점으로 이루어져, 침을 튀기며 이야기 하거나 재채기를 하여 침이 튕기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를 할 때 침을 튀기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재채기를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放恣(방자)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次는 放恣한 행동과 같이 ‘제 멋대로 하다’가 원래 뜻이다. 하지만 이후 ‘차례’나 ‘순서’ 등의 의미로 가차되면서, 원래 의미는 心(마음 심)을 더한 恣로 분화했다. 咨는 次에 口(입 구)가 더해진 글자인데, 口는 입을 그렸으며 말을 상징한다. 그래서 咨는 침을 튀기며(次) 반복해서 물어보는(口) 것을 말하며, 이후 의미의 강조를 위해 言(말씀 언)을 더한 諮(물을 자)가 만들어졌는데, 의미는 같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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