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대칭
▲ /펙셀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많은 관광지가 폐쇄됐다 다시 열리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인도의 타지마할도 마찬가지예요. 코로나가 확산하자 문을 닫았다가 두 달 전 다시 문을 열고 관광객을 맞고 있답니다.
타지마할<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혀요.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과일이나 나뭇잎 같은 자연물뿐 아니라 거대 빌딩 같은 인공물까지 좌우대칭인 것이 많아요. 대칭이 아름다움과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예술품과 건축물도 대칭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타지마할이 대표적이에요.
타지마할은 17세기 무굴 제국의 황제 샤 자한이 사랑했던 왕비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궁전 형식의 묘지예요. 중앙 건물은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 봐도 완벽한 좌우대칭이에요. 또 입구에 있는 수로와 정원에서도 대칭의 균형미를 느낄 수 있어요.
대칭은 우리 몸에서도 찾을 수 있어요. 사람을 포함한 대부분 생물체는 좌우대칭인 신체 부위가 많아요. 조류·어류·곤충 등도 대칭의 몸매를 갖고 있죠. 이렇게 신체가 대칭이 된 것은 아름다워 보이는 외모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서라고 해요. 동물이 대칭에 끌리는 현상은 가장 조화로운 상대방을 찾으려는 자연스러운 욕구의 결과라고 합니다.
인간 얼굴의 좌우대칭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어요. 2011년 스페인 연구진은 게임이론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어요. 죄수의 딜레마는 공범인 죄수 둘에게 서로 믿고 침묵해 둘 다 형량을 줄일지 상대방을 배신하고 자백해 자기 형량만 줄일지 선택하도록 하는 거예요.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에게 이런 상황을 주고 하나를 선택하게 한 뒤 그들의 얼굴을 분석했죠. 그 결과 얼굴이 좌우대칭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자백을 하는 이기적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았다고 해요. 연구진은 이런 현상에 대해 인간이 잠재의식 속에서 좌우가 대칭인 신체를 건강함을 상징한다고 여기고 이런 상대방에게 더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어요. 대칭형 얼굴을 지닌 사람은 남들이 호의적으로 대하기 때문에 굳이 먼저 친절을 베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자부심이 강할 뿐 아니라 협동심은 부족하다는 것이죠.
눈에 안 보이는 원자나 분자 구조도 대칭이에요.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알갱이를 '원자'라고 이름 붙인 영국의 화학자 존 돌턴은 '원자는 완벽한 대칭 도형인 구 모양'이라고 했어요. '원'과 '구'는 수학적으로 가장 완전한 대칭이에요. 많은 생명체들이 이런 원과 구의 모양을 하고 있는데, 심지어 전 세계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구'에 돌기가 나있는 모양이랍니다.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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