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수학 산책] 초보에겐 '보', 고수에겐 '가위' 내면 이길 확률 높대요

bindol 2021. 12. 16. 18:29

[수학 산책] 초보에겐 '보', 고수에겐 '가위' 내면 이길 확률 높대요

가위바위보

어떤 게임을 시작할 때 누가 먼저 할지 정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은 뭘까요?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는 '가위바위보'일 거예요. 가위바위보는 그 자체로 훌륭한 게임이 되기도 합니다. 가위바위보가 언제,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중국 한나라(기원전 3세기~기원후 3세기) 때 시작됐다는 설이 전해져요. 이후 일본으로 건너갔고, 17세기쯤 프랑스를 통해 유럽에 전파됐다고 합니다.

가위바위보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거의 같은 방식으로 해요. 세계가위바위보협회(World Rock Paper Scissors Association)에서 매년 개최하는 국제 대회도 있지요. 대회에 나가려면 준비를 해야 할 텐데,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는 전략이 있을까요?

일본 오비린대학교의 요시자와 미쓰오 교수가 일반인 725명의 총 1만1567회 가위바위보 데이터를 분석했어요. 그랬더니, 사람들은 바위 4054회(35%), 보 3849회(33.3%), 가위 3664회(31.7%) 순서로 많이 냈어요. '바위'를 내는 경우가 많으니, '보'를 내면 이길 확률이 높은 거죠. 또 사람들이 비긴 다음 뭘 내는지 조사했더니, 같은 손 모양을 또 낼 확률은 22.8%에 그쳤어요. 그러니 가위를 내서 비겼다면, 그다음은 보를 내는 게 유리할 거예요. 왜냐면 상대방이 이전에 냈던 가위를 낼 확률은 낮고 바위나 보를 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나는 보를 내는 게 질 확률이 낮은 거죠.

중국 저장대학 연구진도 학생 360명을 대상으로 가위바위보 실험을 해서 두 가지 사실을 파악했어요. 우선, 게임에서 한 번에 이긴 사람은 다음 게임에서 이겼던 손 모양을 똑같이 내는 경우가 많았어요. 둘째, 같은 손 모양으로 두 번 연속 졌다면 상대방이 냈던 걸 이길 수 있는 손 모양을 내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바위로 두 번 연속 진 사람은 그다음에 상대방이 이전에 냈던 '보'를 이길 수 있는 '가위'를 낼 확률이 높았던 거죠.

'세계가위바위보협회'가 제시하는 필승 전략도 있어요. '초보에겐 보를 내고, 베테랑에게는 가위를 내라' '같은 손 모양이 계속되면 다음은 그 손모양에 지는 손 모양을 내라' '자신이 낼 것을 미리 말한 후 똑같은 것을 낸다' 등이에요. 하지만 이런 방법들도 상대방이 이런 전략을 모르고 또 머리를 굴리지 않아야 통할 텐데요. 그래서 협회가 제시하는 전략 중엔 이것도 있어요. '상대를 재촉해서 생각할 틈을 주지 마라.'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