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석 사회에디터 “‘영감’이 검찰에 연행됐습니다.” 1976년 7월 27일 오전 6시 30분.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비서가 ‘다나카 파벌’ 회장인 니시무라 에이이치 전 국토교통상에게 급보를 타전했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기습적으로 다나카 전 총리의 신병을 확보한 직후였다. 전 일본이 충격에 빠졌다. 다나카 전 총리는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로부터 5억엔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 구속, 기소된 뒤 유죄 판결까지 받았다. 일본 검찰 화양연화(花樣年華)의 순간이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이후에도 성역 없는 수사를 계속하면서 절대적인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 한국의 많은 검사도 그 조직을 전범(典範)으로 삼았지만, 기자의 눈에는 죽었다 깨어나도 다다를 수 없는 이상향처럼 보였다. 정권에 빌붙어 권세를 유지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