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윤의 슬픈 중국 120

“헌법이 무기다” 공산당 독재에 맞서는 자유인들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입력 2021.12.04 09: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헌법 전문, 독재 국가는 길고 자유 국가는 간결하다 오늘날도 많은 정치인들은 헌법 전문(前文)에 특정 과거사에 대한 평가를 삽입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 강박증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강박증은 진리를 독점하고 정의를 선점하려는 인간 내면의 뿌리 깊은 독단과 아집에 기인한다. 상식적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다원화된 사회를 지향하기 때문에 헌법 전문에는 그 어떤 특정 과거사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헌법이 특정 과거사에 관해 전 국민에 똑같은 생각과 일양적인 가치를 강요한다면, 그런 나라는 사상, 양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독재국가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2013년 6월 중..

‘다윗 대만’ 민주주의를 무기로 ‘골리앗 중국’에 맞서 싸우다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입력 2021.11.27 09: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대만 외교의 최강 병기, 자유 민주 인권 국제외교의 전장에선 어리석고 힘센 골리앗을 물리치는 영리하고 날쌘 다윗의 활약을 꽤나 흔히 볼 수 있다. 타이완 차이잉원(蔡英文, 1956- ) 총통의 정공법 외교술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 최근 차이잉원 총통은 미국의 대표적인 국제외교 저널 에 실린 특별기고문 “타이완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Taiwan and the Fight for Democracy)”에서 “타이완은 절대로 민주주의를 양보할 수 없다”면서 타이완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군사도발에 단호히 맞서 함께 싸우자며 세계 각국에 지지를 호소했다. 타이완은 일본 북부에서 보르네오까지 이어지는 제..

빈곤 벗어난 역사적 위업 이뤘다” 중국 공산당의 영구집권 논리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입력 2021.11.20 09: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중국공산당 100년의 최대 업적, 탈빈 전투에서 승리” 탈빈공견(脫貧攻堅)!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견고한 적의 진지를 공격한다는 뜻이다. 2012년 18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시진핑 정부는 소강(小康, 샤오캉) 사회의 실현을 위한 “빈곤과의 전쟁”을 최우선의 정책 과제로 내걸어 왔다. 급기야 시진핑 정부는 2021년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여 “탈빈공견”의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18대 (전국인민대표대회) 이래 전국적으로 832개 빈곤 현(縣)이 모두 오명을 벗었다. 12만 8천개 빈곤 촌(村)이 전부 가난의 딱지를 뗐다. 1억 명에 달하는 빈곤 인구가 빈곤에서 탈출할 수..

“말할 자유를 빼앗는 악당들, 모두 뿌리째 뽑아버리자”

“말할 자유를 빼앗는 악당들, 모두 뿌리째 뽑아버리자”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입력 2021.11.13 09: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나랏일 얘기할 땐 좀 작게 말씀하세요”...노래에 담긴 자유의 메시지 1940년대 후반 중국 대학가에서 널리 불렸던 노래 중에 “차관소조(茶館小調)”라는 서사 가곡이 있다. 신바람 나는 리듬에 촌철살인의 풍자가 담겨 있어 꼭 조선 후기의 사설시조 같은 느낌을 풍긴다. “밤바람 불어오는 싸늘한 시간 동쪽 거리 찻집은 참으로 시끌벅적 위층과 아래층에 손님들이 북적이며 ‘주인장, 끓는 물 좀!’ 소리를 치네. 찻잔과 접시 부딪히는 소리 딩딩 당당, 딩딩 당당! 어떤 이는 잡담하고, 어떤 이는 언쟁하고, 어떤 이는 고뇌하고, 어떤 이는 나랏일을 논하고,..

中서 권력분립 강연… 학생들 “문화 침략, 정치의도 뭐냐” 공격

中서 권력분립 강연… 학생들 “문화 침략, 정치의도 뭐냐” 공격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입력 2021.11.06 09: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중국은 잘하고 있어요...최소 50년간은 승승장구합니다” 이번 주엔 오늘날 중국인들의 일반적 생각을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 두 토막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2019년 겨울 중국 중세사를 전공하는 한 중국인 교수와 나눈 대화다. 1년 간 캐나다를 방문하고 돌아가기 직전 그 교수는 작심한 듯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물론 중국은 인권이 제한돼 있지만, 중국 나름의 안정되고 효과적인 치리(治理)의 방법이 있어요. 외부에선 중국이 잘못 가고 있다고 비판해도 중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그렇게 인구가 많은 나라가 그 정도로 일사..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인가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인가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입력 2021.10.30 09: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빈부격차 세계서 가장 큰 나라...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인가 오늘날 중국이 과연 사회주의 국가인가? 20세기 인류사에 등장한 여러 종류의 사회주의 정권들은 많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핵심적 공통점이 있었다. 생산수단의 공유화와 중앙집권적 명령경제의 추진이었다. 개혁·개방 이래 중국공산당은 “치부광영(致富光榮)”의 구호 아래 생산수단의 파격적인 사유화를 추진했으며, 민영기업을 확장해서 시장경제를 활성화했다. 중공 정부가 급속한 경제 발전의 추진을 위해 낡은 건물을 부수듯 스스로 사회주의의 양대 기둥을 무너뜨린 셈이다.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시장경제를 도입한 국..

중국공산당은 왜 ‘인민’ 대신 ‘민족’을 부르짖을까

중국공산당은 왜 ‘인민’ 대신 ‘민족’을 부르짖을까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입력 2021.10.23 09: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한국의 성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중국인의 심리 2002년 여름 월드컵 경기가 한창일 때 나는 중국 저장(浙江)성 진화(金華) 지방에서 역사 현장 답사를 하고 있었다. 한국 대표단이 16강, 8강에 진입한 후, 급기야 이탈리아를 꺾고 4강에 오르자 많은 중국인들은 한국이 홈그라운드에서 심판을 매수했다며 비분강개했다. 한 지방 신문엔 “무치일로(無恥一路, 부끄럼 없는 한 길)”란 큰 제목 아래 한국이 부당하게 편파적으로 경기를 운영한다고 비판하는 기사가 대서특필됐다. 중국 공영 방송의 한 앵커는 “한국에 가봤더니 화장실 사용할 때 돈을 받더라!”는 현실성..

시진핑 ‘공동 부유’ 뒷모습엔… 빈곤층 6억명, 천문학적 빈부격차

시진핑 ‘공동 부유’ 뒷모습엔… 빈곤층 6억명, 천문학적 빈부격차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입력 2021.10.16 09: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대동 사회 건설”...중국공산당이 40년 전 폐기한 선전 문구 “억강부약(抑强扶弱)의 대동(大同) 사회 건설!” 강자를 억누르고 약자를 부축해서 모두가 함께 어울려 잘사는 이상사회를 만들겠다는 주장이다. 최근 “단군 이래 최대 토건 비리” 의혹에 휩싸인 채 대한민국 여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바로 그 정치인이 내건 당돌한 슬로건이다. 일면 멋진 공약 같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시대착오와 도행역시(倒行逆施, 거꾸로 가고 거슬러 일을 하는)의 낡고 진부한 구호임이 대번에 드러난다. 중국공산당조차 40년 전에 폐기했던 냉전 시대 공산권의 판에..

[슬픈 중국] 중국공산당이 ‘꽃미남’을 싫어하는 까닭은?

[슬픈 중국] 중국공산당이 ‘꽃미남’을 싫어하는 까닭은?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입력 2021.10.09 09:02 *오늘부터 매주 토요일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연재를 시작합니다. 2021년 8월 14일까지 70회 연재했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의 후속편입니다. 문혁 이후 ‘개혁개방’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는 40여년의 격변기, 그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역사를 동시대 중국인들의 육성에 귀 기울이며 핍진하게 꾸준히 기록하겠습니다. 독자님들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2021년 7월 창당 100주년을 맞은 중국공산당은 인민 개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규제의 법망(法網)을 조이고 있다. 청소년의 비디오 게임 주 3시간 이하 제한, 과외 활동 ..

정치·행정·군사 3권 장악한 서열 1위 빅브라더의 죽음

정치·행정·군사 3권 장악한 서열 1위 빅브라더의 죽음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입력 2021.08.14 09:07 1976년 9월 9일 마오쩌둥 사망 후 열흘 간 중국은 10일 간의 국장(國葬)에 들어갔다. 9월 18일엔 백만 군중이 추도식에 참가했다. 10월 8일, 중공 중앙은 마오쩌둥 기념관을 짓기로 결정한다./ 공공부문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하늘 아래 땅이 있는 형상의 “천지비(天地否)”괘는 64괘(掛) 중 가장 불길한 점사(占辭)다. 반대로 땅 아래 하늘이 있는 “지천태(地天泰)”괘는 가장 융성하고 상서로운 앞날을 예고한다. 표면상 상식에 반하지만, 모든 게 끊임없이 변하고 있음을 상기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천지비괘엔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대혼란이 숨어 있다. 지천태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