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박태순(朴泰淳·1653~1704)의 시 '지감(志感)'에 나오는 네 구절이다. "평온하다 어느 날 가파르게 변하니, 수말 네 마리가 재갈 풀고 횡으로 달리는 듯. 재목 하나로 큰 집 기움 어이해 지탱할까? 구멍 난 광주리론 염전 소금 못 구하리(康莊何日變巉巉, 四牡橫奔又失銜. 一木豈支大廈圮, 弊簞未救塩池鹹)." 이제껏 탄탄대로를 밟아 평탄하게 지내왔다. 어느 순간 세상이 바뀌자 인심이 가파르고 각박하다. 힘 넘치는 수말 네 마리를 나란히 매어놓고 채찍질해 큰길을 내달리는데, 재갈마저 물리지 않아 제동 장치가 없는 형국이다. 미친 듯이 내닫다가 끝에 가서는 어찌 될지 모르겠다. 큰 건물이 기우뚱 기울었으니, 재목 하나로 받쳐 지탱코자 한들 될 일이겠는가? 염전에서 소금을 구워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