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삼국지(三國志) '제갈각전(諸葛恪傳)'에 '산월(山越)은 지형이 험한 것을 믿고서 여러 대 동안 조공도 바치지 않았다. 느슨하면 쥐처럼 머리를 내밀고, 다급해지면 이리처럼 돌아본다(山越恃阻, 不賓歷世, 緩則首鼠, 急則狼顧)'라 한 대목이 있다. 수서(首鼠)는 쥐가 쥐구멍을 나설 때 머리만 내밀고 좌우를 번갈아 돌아보며 멈칫대는 모양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혹여 고양이가 기다리지는 않을까, 다른 함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살피는 행동이다. 머뭇대며 결단하지 못하는 태도를 지적할 때 자주 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수서양단(首鼠兩端)이라고도 한다. 이리는 의심이 많은 동물이다. 몸은 앞을 향해 가도 고개는 자주 뒤를 돌아본다. 다른 동물이 습격이라도 할까 겁이 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