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304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83> 管燕의 錯覺

- 성 관(竹-8)잔치 연(火-12)어긋날 착(金-8)깨달을 각(見 -13) 힘들이지 않고 좋은 결과를 바라는 마음, 이것이 소인의 마음이다. 그런 심리로 말미암아 소인은 홀로 있을 때 삼가지 않으면서도 나중에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리라 여긴다. 사람들과 섞여 있으면서 속으로 딴 생각을 하거나 꿍꿍이셈을 꾸미며 거짓으로 행동하는 것도 남들이 결코 자신의 속내를 알아채지 못하리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나 바람처럼 과연 남들이 알아채지 못할까? 말을 번드레하게 하고 낯빛도 꾸미고 제법 그럴싸하게 몸짓까지 더한다면, 당장에는 제 속내를 숨기고 상대나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억지스런 짓으로 계속 눈속임을 하려면 잠시도 한눈팔아서는 안 된다. 자칫하면 숨기려던 속셈이 드러나버리기 때..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82> 誠於中, 形於外

- 성스러울 성(言-6)어조사 어(方-4)마음 중(丨-3)드러날 형(彡-5)바깥 외(夕-2) 다음은 3-2다. "小人閒居爲不善, 無所不至, 見君子而后厭然揜其不善而著其善. 人之視己, 如見其肺肝然, 則何益矣? 此謂誠於中, 形於外, 故君子必愼其獨也."(소인한거위불선, 무소부지, 견군자이후염연엄기불선이저기선. 인지시기, 여견기폐간연, 즉하익의? 차위성어중, 형어외, 고군자필신기독야) "소인은 하잔할 때면 착하지 않은 짓을 하고 못하는 짓이 없다가 군자를 만난 뒤에는 그런 짓을 싫어하는 척하며 자신의 착하지 않은 짓은 덮어 가리고 착한 짓을 드러낸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신을 마치 폐와 간을 들여다보듯이 보는데, 그게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이는 말하자면 마음속이 성스러우면 그것이 밖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니, 그래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81> 誠信者天下之結

- 성스러울 성(言-6)미쁠 신(人-7)것 자(老-5)하늘 천(大-1)아래 하(一-2)갈 지(丿-3)맺을 결(糸-6) 전단은 보잘것없는 하급 관리로 있다가 망하기 직전의 제나라를 되살리고 새로 왕을 세웠으며 정치를 안정시키는 데 더없이 큰 공을 세웠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공을 자랑하지 않고 자신을 낮추었다. 심지어 자신을 '소인배'라고 한 초발을 만나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으며, 그의 말뜻을 알아채고는 왕에게 천거하였다. 초발이 초나라에 가서 환대를 받은 것은 그만큼 외교적 수완이 뛰어났음을 의미하며, 또 돌아와서 양왕의 무례함을 꾸짖고 일깨워서 간사한 신하들을 죽여 나라가 위태로워지지 않도록 한 데서도 그의 뛰어난 역량이 돋보인다. 결국 음해를 입어 위태로워질 수 있었던 전단은 오히려 초발의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80> 文王과 呂尙

무늬 문(文-0)임금 왕(玉-0)성 려(口-4)바랄 상(小-5) 초발이 초나라에서 돌아오자 양왕은 그를 위해 술잔치를 마련했다. 주흥이 무르익었을 때, 양왕이 이렇게 소리쳤다. "상국 단을 불러 오라!" 그러자 초발이 자리를 피한 뒤에 머리를 땅에 대면서 말했다. "왕께서는 어찌 나라를 망칠 말을 하십니까! 왕께서는 저 옛날 주나라 文王(문왕)과 견주면 어떻습니까?" "내가 못하오!" "그렇습니다. 신도 본래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 아래로 제나라 桓公(환공)과 견주면 어떻습니까?" "내가 못하오!" 초발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신도 본래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문왕은 呂尙(여상, 강태공)을 얻어서 태공으로 삼았고, 환공은 管仲(관중)을 얻어서 仲父(중보)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왕께서는..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9> 貂勃의 譬喩

성 초(豸-5)우쩍 일어날 발(力-7)비유할 비(言-13)깨우칠 유(口-9) 貂勃(초발)이라는 인물이 전단에 대해 비난하는 말을 하고 다니자, 전단은 그를 초대하는 자리를 마련해 정중하게 "제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대에게 칭찬을 듣는지요?"라고 물었다. 이에 초발이 말했다. "盜跖(도척)이 기르는 개가 요임금을 보고 짖는 것은 도척을 귀하게 여기고 요임금을 천하게 여겨서가 아닙니다. 개는 참으로 제 주인이 아니면 짖습니다. 이제 여기 있는 公孫子(공손자)는 어질고 徐子(서자)는 못났다고 합시다. 두 사람이 싸우면 서자의 개는 때를 보아 공손자의 장딴지를 물어뜯을 것입니다. 만일 개가 못난 주인을 버리고 어진 사람을 위할 줄 안다면, 어찌 공손자의 장딴지를 물어뜯겠습니까?" "잘 들었습니다." 이튿날 전..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8> 田單과 襄王

성 전(田-0)홑 단(口-9)오를 양(衣-11)임금 왕(玉-0) 어느 날, 田單(전단)이 淄水(치수)를 지나다가 한 노인이 물을 건너고는 추위에 벌벌 떨면서 걷지 못하고 모래밭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전단은 그 모습이 안쓰러워 수레에서 옷을 꺼내 주려 했으나, 줄 것이 없어서 자신의 갖옷을 벗어 입혀주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듣자, 襄王(양왕)은 시샘하는 마음이 일었다. "전단이 인심을 베푸는 것은 과인의 나라를 차지하려는 것이리라. 얼른 일을 꾀하지 않으면 선수를 빼앗길지도 모르겠다!"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을 한 양왕은 얼른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저만치에 구슬을 꿰는 자가 있었다. 양왕이 그를 불러 물었다. "그대는 과인의 말을 들었는가?" 구슬 꿰는 자가 대답했다. "들었습니..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7> 吾斯之未能信

나 오(口-4)이것 사(斤-8)갈 지(丿-3)아직 아닐 미(木-1)잘할 능(肉-6)믿을 신(人-7) '논어' '公冶長(공야장)'편에 나온다. 공자가 제자인 漆雕開(칠조개)에게 벼슬살이를 하라고 하자, 칠조개가 이렇게 대답했다. "吾斯之未能信."(오사지미능신) "저는 아직 그걸 잘할 자신이 없습니다"라는 뜻이다. 이에 공자는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공자로부터 시작된 유가의 학문은 수신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수신에서 머무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세상에 쓰일 학문을 하여 세상에 쓸모가 있는 인재가 되는 것이 공부의 길이었고, 그 공부로써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 정치의 길이었다. 공자가 평생 정치가의 길을 모색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공부가 무르익기도 전에 세상에 나서는 것은 참 곤란하다. 아니..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6> 自謙

스스로 자(自-0)몸 낮출 겸(言-10) 자신의 간사함과 음흉함, 거짓과 위선을 들키지 않았다고 잘 속인 게 아니다. 남을 속이기 전에 이미 제 자신을 속였다. 자신을 잘 속여야 남을 잘 속이는 법이다. 그래서 자신은 바르고 곧으며 착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굳게 믿더라도 그가 가까이하는 사람은 결국 소인이다. 설령 잘 속여서 군자를 가까이하더라도 그 군자가 곧 그를 멀리할 것이니, 어찌 가까이하는 자들 가운데 군자가 있겠는가? "일어나는 사물들에는 반드시 처음이 있다. 찾아온 영예나 치욕은 반드시 그 덕의 드러남이다. 고기가 썩으면 벌레가 생기고, 물고기가 마르면 좀이 생긴다. 게으르고 건방져서 제 몸을 잊으면, 재앙과 불행이 닥친다. 굳세면 스스로 버팀목이 되지만, 무르면 저절로 매이게 된다. 삿됨과 더..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5> 愼獨

삼갈 신(心 - 10)홀로 독(犬 - 13) '중용'에 나온다. "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 非道也. 是故君子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도야자, 불가수유리야. 가리, 비도야. 시고군자계신호기소부도, 공구호기소불문. 막현호은, 막현호미. 고군자신기독야) "길이란 잠시도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길이 아니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보이지 않는 데서 조심하고 삼가며, 들리지 않는 데서도 무서워하고 두려워한다. 숨기려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고, 희미한 것보다 더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 삼간다." 군자는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 않는 데서도 삼가야 한다고 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데는 어디를 가리키는가?..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4> 誠意

- 지극히 할 성(言-6)뜻 의(心-9) 앞서(에서 까지) 格物致知(격물치지)에서 治國平天下(치국평천하)까지 성리학자들이 말한 '8조목'이 통치나 정치에서 어떤 의의를 갖는지 자세히 살폈다. 이제 8조목 가운데 誠意(성의)를 다룬 부분이 이어진다. 먼저 3-1을 제시한다. "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如惡惡臭, 如好好色. 此之謂自謙. 故君子必愼其獨也."(소위성기의자, 무자기야, 여오악취, 여호호색, 차지위자겸. 고군자필신기독야) "이른바 그 뜻을 성스럽게 한다는 것은 스스로 속이는 일이 없음이니, 나쁜 냄새를 싫어하는 것과 같고 예쁜 얼굴을 좋아하는 것과 같다. 이를 스스로 낮춤이라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홀로 있을 때 삼간다." 여기서 毋(무)는 하지 말라, 없다는 뜻이다. 欺(기)는 속이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