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別曲 223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3] 중국 공산당의 ‘금과옥조’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3] 중국 공산당의 ‘금과옥조’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1.07 00:00 금(金)은 금이라서 금 대접 받는다. 이는 세계 어느 지역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옥(玉)을 향한 중국인의 집착은 참 별나다. 그저 값어치로 따지면 금에 못 미칠지 몰라도, 문화적 함의는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그래서 한자 세계의 금옥(金玉)은 ‘가장 귀중한 그 무엇’이다. 사랑스러운 제 아이들을 지칭하는 성어는 금지옥엽(金枝玉葉)이다. 황금 가지와 옥 잎사귀라는 뜻이다. 본래는 왕실 자식들을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일러스트=김성규 금과 옥을 병렬하는 중국 성어는 풍부하다. 금옥만당(金玉滿堂)은 보물이 가득한 집을 지칭한다. 때론 훌륭한 신하를 많이 거느린 군주를 형용키도 한..

차이나別曲 2022.01.08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2] 깊어지는 겨울의 고독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2] 깊어지는 겨울의 고독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1.12.31 00:00 겨울과 고독의 정서를 멋지게 엮은 중국 시가(詩歌)로는 당나라 유종원(柳宗元)의 ‘강설(江雪)’을 우선 꼽고 싶다. 정치적 이유로 좌천당한 그가 사실상 ‘구금(拘禁)’에 가까운 생활을 하던 무렵 쓴 시다. “모든 산에 새들이 날지 않고, 온 길에 사람 발길 끊겼다(千山鳥飛絶, 萬徑人踪滅)”로 시작한다. 이어 “외로운 배의 도롱이와 삿갓 걸친 노인, 눈 내리는 차가운 강에서 홀로 낚시 드리운다(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고 맺는다. 첫 두 구절의 끝을 ‘사라지고 없어지다’라는 뜻의 절멸(絶滅)로 닫았다. 이어 ‘외롭다’의 고(孤), ‘홀로’의 독(獨)이 등장한다. 겨울의 적막함, 차갑고 시..

차이나別曲 2021.12.31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1] 제갈량식 리더십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1] 제갈량식 리더십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1.12.24 00:00 ‘삼국연의(三國演義)’에서 뭇사람들의 숭앙을 받는 인물 하나는 제갈량(諸葛亮)이다. 특히 그의 ‘출사표(出師表)’가 퍽 유명하다. “이 글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는 충신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돌았을 정도다. 자국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타개코자 출병(出兵)하는 이유를 간곡하게 적어 촉한(蜀漢)의 당시 황제 유선(劉禪)에게 올린 글이다. 앞뒤로 두 차례에 걸쳐 냈다고 알려져 있다. 두 글에 겹쳐 나오는 글자 중 ‘궁(躬)’에 눈길이 간다. 앞 출사표 중 “신은 본래 평민으로 남양에서 몸소 농사를 짓다가(臣本布衣, 躬耕於南陽)…”라는 대목과 뒤 출사표의 “죽을 때까지 온몸을 다 바치겠다(鞠..

차이나別曲 2021.12.24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0] 중국 공산당 남녀상열지사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0] 중국 공산당 남녀상열지사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인류가 후대를 낳고 기르는 생육(生育)의 토대는 우선 남녀 사이의 결합이다. 그런 둘 사이를 대개 ‘정(情)’이라는 글자로 표현할 때가 많다. 서로 사랑을 나누는 남녀는 정인(情人)이나 정려(情侶)라고 한다. 연인(戀人), 애인(愛人)은 우리도 잘 쓰는 말이다. 그 둘이 나누는 대화는 정화(情話)다. 둘 사이를 오가는 연애편지는 정서(情書)다. 둘 관계를 가를지도 모르는 라이벌이 있으면 바로 정적(情敵)이다. ‘첫눈에 반하다’라는 말의 한자어 표현은 종정(鍾情)이다. 술잔이 술을 한데 모으듯이[鍾] 감정을 오롯이 쏟아붓는다는 뜻이다. 일러스트=백형선 그러나 정식 혼인의 틀 밖에서 벌어지는 남녀 관계도 많다. ‘몰래 하..

차이나別曲 2021.12.17

[유광종의 차이나別曲] [169] ‘헝다(恒大) 사태’ 문화심리학

[유광종의 차이나別曲] [169] ‘헝다(恒大) 사태’ 문화심리학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1.12.10 00:00 ‘좋다’ ‘아름답다’를 뜻하는 대표적 한자는 ‘미(美)’다. 양(羊)과 ‘크다’는 뜻의 대(大)가 합쳐진 글자다. ‘커다란 양’이 곧 ‘아름다움’을 가리키는 꼴이다. 따라서 “뭐든지 커야 좋다”는 말이 자연스레 성립하는 곳이 중국이다. 땅도 대지(大地), 물도 대하(大河), 사람도 대인(大人)으로 적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냥 건물도 대하(大廈)로 부르고, 남의 이름은 웬만하면 대명(大名)이라 호칭한다. 군중이 모이면 바로 대회(大會), 그럴듯한 이벤트는 곧 대전(大典)이다. 그래서 큰 집, 큰 길거리, 큰 물건이 퍽 흔하다. 우선 수도 베이징(北京)의 두 상징인 왕조 시대 황궁..

차이나別曲 2021.12.10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8] 판관 포청천과 미세먼지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8] 판관 포청천과 미세먼지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1.12.03 00:00 /일러스트=김성규 “밝은 달은 얼마나 그곳에 있었는지, 술잔 잡고 하늘에 묻노니(明月幾時有, 把酒問靑天)…”라고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북송 소식(蘇軾)의 작품이다. 술 마시다 쳐다보는 달은 문인들에게 늘 단골 화제였다. 오늘은 그가 물었던 대상, 노랫말의 ‘청천(靑天)’이 주제다. 이 단어는 직접 옮기면 ‘맑고 푸른 하늘’의 뜻이다. 그보다 색이 더 짙푸른 하늘은 창천(蒼天), 파랑이 조금 옅으면 벽천(碧天)이다. 요즘은 남천(藍天)이라는 표현이 흔하다. 그러나 중국의 인문에서는 의미가 더 깊어진다. 사람을 일컬을 때다. 보통은 ‘3대 청천’으로 부르곤 한다. 북송의 강직한 판관이었..

차이나別曲 2021.12.04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7] 西北에 부는 돌궐 바람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7] 西北에 부는 돌궐 바람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1.11.26 00:00 “하늘은 파랗고, 들판은 아득한데, 바람에 풀이 엎드리니 소와 양이 보인다(天蒼蒼, 野茫茫, 風吹草低見牛羊)”는 옛 노래가 있다. 유목 민족의 노랫말을 한자로 옮긴 내용이다. 큰 초원이 발달한 서북 지역의 풍광을 말할 때 요즘도 중국인들이 즐겨 읊는 구절이다. 일러스트=백형선 그러나 서북 지역은 장성(長城) 남쪽 지역에 살던 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가을이 닥치면 그곳에서 벌어질 전쟁 걱정이 앞섰으니 말이다. 앞서 소개했듯, 성어 천고마비(天高馬肥)는 그래서 가을의 도래와 곧 벌어질지 모를 전쟁의 공포감이 깃든 말이다. 날래고 사나운 북방 이민족은 중국인에게 ‘악몽’ 그 자체였다..

차이나別曲 2021.11.26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6] 또 등장한 ‘옥새’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6] 또 등장한 ‘옥새’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C%A0%EA%B4%91%EC%A2%85%EC%9D%98%20%EC%B0%A8%EC%9D%B4%EB%82%98%20%E5%88%A5%E6%9B%B2 www.chosun.com 입력 2021.11.19 00:00 몇 년 전 한 정당의 대표가 결재 권한이 있는 도장을 들고 사라져 “옥새 들고 나르샤”라는 말을 유행시킨 적이 있다. 당시의 네티즌들은 도장 지니고 튄 행위를 ‘옥새 런(run)’이라 부르기도 해 역시 큰 화제였다. 그 ‘옥새(玉璽)’는 사실 일반명사가 아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秦始皇)이 만든 나라 도장, 즉 국새(國璽) 이름이..

차이나別曲 2021.11.19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5] 아직 ‘계몽’이 더 필요해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5] 아직 ‘계몽’이 더 필요해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C%A0%EA%B4%91%EC%A2%85%EC%9D%98%20%EC%B0%A8%EC%9D%B4%EB%82%98%20%E5%88%A5%E6%9B%B2 www.chosun.com 입력 2021.11.12 00:02 돼지 한 마리에 풀이 등장하는 글자가 있다. 풀로 돼지를 덮는 모습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계몽(啓蒙)의 ‘몽’이다. 뭔가에 가려 밖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그래서 어리석음의 몽매(蒙昧), 우몽(愚蒙)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지식이 짧아 사리에 어둡거나, 시야가 가려 그저 어리석은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에 자주 쓴다. 배우지..

차이나別曲 2021.11.12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4] 兩岸에 일렁이는 풍파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4] 兩岸에 일렁이는 풍파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C%A0%EA%B4%91%EC%A2%85%EC%9D%98%20%EC%B0%A8%EC%9D%B4%EB%82%98%20%E5%88%A5%E6%9B%B2 www.chosun.com 입력 2021.11.05 00:00 정든 사람과 헤어지는 일은 서글프다. 더구나 찬바람 부는 쌀쌀한 가을날에는 말이다. 그런 정조를 읊은 중국의 유명한 사(詞)가 있다. 눈물로 임과 헤어진 뒤 배에 오르는 광경이다. 섭섭함을 못 이겨 작자는 이렇게 자문한다. “오늘 밤 술은 어디서 깰까(今宵酒醒何處)?” 스스로 짐작해보는 장소와 때는 이렇다. “버드나무 언덕, 새벽바람 속 ..

차이나別曲 2021.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