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이규태 코너][6671]일본의 여왕

bindol 2022. 10. 3. 05:52
[이규태 코너][6671]일본의 여왕 발행일 : 2005.11.07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일본 왕실에서는 지난 40년 동안 아들이 태어나지 않아 왕위 계승원칙이 흔들리고 있어 그 전례(典禮) 개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근간에 현재 아들이 없는 왕세자 나루히토에게 앞으로도 아들이 없을 경우 딸이 왕위 계승권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보도가 있어 여왕 탄생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신라시대에 여왕이 세 사람이나 탄생했듯이 고대사회에서 여왕은 그다지 희귀하지 않았으며 일본에서도 세습왕제가 정착하기 이전의 고대 일본은 여왕천하였다. 중국 정사인 ‘위지왜인전’(魏志倭人傳)에 야마타이(邪馬臺)국이 나오는데 한반도 대안인 규슈(九州)지방의 50여개국을 여왕 히메코(卑彌呼)가 다스렸던 여왕국이다. 신라 초기 임금처럼 샤먼, 곧 무당정치로 남편을 갖지 않고 아우로 하여금 정치를 보좌케 했다. 100명의 시녀가 받들었으며 사나이는 딱 한 사람이 밥상을 나르는 등 잡일을 했다고 한다. 위나라에 조공을 바쳐 국세를 늘리다가 죽어 100명을 순장(殉葬)했으며 그의 딸 도요(臺與)가 대를 물려받았다. 우리나라 남동쪽 멀리 여인국이 있었다는 기록이 바로 이 일본 여왕국의 와전이라는 설도 있다.

왕위(世系) 후에도 여왕이 없지 않았다. 582년에 33대 왕으로 스이코왕(推古王)이 즉위했는데 긴메이왕(欽明王)의 딸이요, 당대의 세도가 소가이나메(蘇我稻目)의 외손녀다.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소가이나메가 한반도에서 건너간 백제계란 점이다. 6~7세기 일본 야마토(大和)시대에 가장 큰 세력을 누렸던 그 한국계의 혈통을 보면 소가카라코(蘇我韓子)?소가코마(蘇我高麗)?소가이나메(蘇我稻目)?소가우마코(蘇我馬子)로 세습되고 있으며 소가이나메는 긴메이왕의 부원군이자 세 임금의 외조부이며, 그의 가통을 이은 소가우마코는 세 왕의 삼촌이며 그의 딸이 스이코 여왕을 섭정하여 일본을 부흥시킨 그 유명한 쇼토쿠(聖德) 태자비(太子妃)다. 이처럼 한국계가 판친 여왕 시절인지라 삼한시대의 궁중의례를 비롯 백제 격식의 절을 도입한 것이라든지 백제문화를 대거 받아들였던 것이다.

더욱이 일본의 시조신인 아마테라스오미카미(天照大神)도 여신인지라 여왕탄생에 저항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