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이규태코너][6666]6666 발행일
bindol
2022. 10. 3. 06:01
[이규태코너][6666]6666 발행일 : 2005.10.26 / 여론/독자 A30 면

불교에서 소원을 빌 때 외우는 주문(呪文)들은 예외 없이‘옴-마-니-반-메-훔’ 하는 식으로 여섯 자다. 구약성서에서 천지창조는 6일 만에 마치고 있고―. 우랄 알타이어족을 쓰는 민족 중에서 6자 선호문화가 남다른 아이누족은 제사 때 쓸 술은 여섯 독에 담아 여섯 번씩 젓고 여섯 사람이 들어 여섯 추장이 맨 먼저 마셔야 한다. 이 어족(語族)에서 6을 숭상하는 이유는 수를 헤아릴 때 다섯까지는 손가락을 닫았다가 여섯부터 펴기 지작하는―그래서 열리기 시작하는 상서로운 수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우리나라 수사(數詞)인 다섯이 닫힌다는 닫에서, 여섯이 열린다는 열에서 비롯됐다는 설과도 맞먹는다.
얼마 전 에베레스트의 높이가 8844m로 수정되자 동남아 화교들 간에 전화번호 자동차번호 등으로 이 숫자를 차지하고자 번호가 수억원대까지 호가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66년 6월 6일 네 자리 연숫자 날은 대길일로 행사들이 폭주하여 자리 차지에 수만달러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었다. 레이건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행사 날잡이를 샌프란시스코의 한 여류 점성가의 점지대로 따랐다 하여 구설수에 오른 적 있고, 일본 이케다 총리는 그의 정치 일정에 8자가 들어가 있지 않은 적이 없었으며, 마르코스 대통령은 그의 개정선거법안을 11월 11일 11시 11분에 상정시켜 행운을 기원했다. 물론 징크스와는 아랑곳없이 6자타령 읊으며 6자고개를 넘어가는 것이다.
(kyoutae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