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 웰빙 제기차기
[이규태코너] 웰빙 제기차기
남태평양 원주민인 폴리네시안 종족들 간에서 무당굿을 베풀 때 신(神)내림굿이 선행되게 마련인데 이때 무당은 새의 깃털이 꽂힌 공을 하늘에 띄워 머리·어깨·등·배·팔다리로 받아 다시 띄우곤 한다. 하늘에 계신 신명을 몸에 접속시키는 의식에서 제기차기가 비롯됐다는 설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많은 무용·무도·유희가 신명을 중계하는 무당굿에서 비롯됐음을 미루어 제기차기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고 본다.
이 제기차기의 뿌리를 축국(蹴鞠)에 두는데, 그 이유는 조선시대의 문헌에 축국을 ‘적이’라 음독했으며 ‘저기’가 ‘제기’로 전화했다는 것이다. 중국문헌인 ‘연산총록(燕山總祿)’에 보면 한승직이라는 도사는 축국을 띄워 머리·등·배·팔다리로 받아 올리는데 하루 종일 땅에 떨어뜨리지 않았다 했으니 여기에서도 축국은 제기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 축국은 신화시대의 중국임금인 황제(黃帝)가 적과 싸우기 위해 병사들의 무련(武練) 수단으로 적의 머리빡을 가상하고 차 올리게 한 데서 비롯됐다고 한 것으로 미루어 요즈음 축구의 뿌리라는 설도 있다. 11세기 덴마크의 학정(虐政)에 시달렸던 영국인들이 덴마크인의 해골을 캐내어 차기 시작한 것이 서양 축구의 시작이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삼국유사’에 신라통일의 위업을 이룩한 김유신과 김춘추를 맺게 해준 동기로 축국이 나오는데 이 축국이 뿌리가 되어 요즈음 축구와 제기차기로 분화, 발달했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 같다.
지금은 발로 한 번 차고 땅을 딛는 ‘땅지기’로 단순화됐지만 옛날에는 두 발로 번갈아 차는 ‘양발지기’, 땅을 딛지 않고 계속 차는 ‘헐랭이’, 차서 입에 물기를 거듭하는 ‘물지기’, 키를 넘기는 ‘키지기’, 머리 위에 얹는 ‘얹이기’ 등 다양하기 그지없었다.
경기도의사회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아무나 할 수 있고 전신운동으로 운동량도 이상치에 들어맞으며 비만 등 성인병 예방이나 심폐기능 향상 등 뛰어난 효과를 검증, 각 병·의원을 통해 웰빙 범국민운동으로 이 제기차기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 한다. 그 뭣보다 잊혀진 전통 속에서 캐낸 보석이란 차원에서 각광을 대고 싶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