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샹그릴라
[이규태 코너] 샹그릴라
불로장수하고 황금이 널려있으며 본능대로 살 수 있는 이상향을
상정하는 데 동서가 다르지 않다. 「장아함경(長阿含經)」에 나오는
이상향 우타가꾸르에서는 남녀가 욕정을 일으켜 바라보기만 하면 사랑이
이뤄지고 일하지 않아도 먹고 1000년을 산다. 도연명(陶淵明)의
도원경(桃源境)에는 진나라 때 피란해 온 사람이 500년을 살고 있었다.
미주의 엘도라도는 황금이 돌멩이처럼 널려있다 해서 찾아나선 탐험가가
하나 둘이 아니었고ㅡ. 우리나라에도 병화(兵火)가 미치지 않는
청학동(靑鶴洞)이라는 이상향이 있었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 새뮤얼 버틀러의 「에레혼」, 콜르릿지의
「팬티소클라시」등 이상향은 끊임없이 탄생돼왔다. 올더스 헉슬리의
「신나는 신세계」에서는 소머라는 알약만 먹으면 근심걱정 사라지고
마음 먹은 대로 장수할 수 있다 했으니 인조 행복의 이상향이다.
그중 제임스 힐튼의 소설 속의 이상향 「샹그릴라」가 뜨고 있다.
1차대전 후 인도의 영국외교관 콘웨이는 독립운동으로 신변의 위험을
피해 히말라야 티베트 산중에 불시착한다.그곳 샹그릴라에서는 보통
200세를 넘겨 살았으며 100세는 아이취급을 받는다. 1700년 초에
동방선교에 나갔다가 실종된 기독교 선교사가 그곳에 살고 있어 만났고
쇼팽의 「즉흥환상곡」이 들리기에 찾아 들었더니 120세 된다는 쇼팽의
제자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으며 170세 된다는 중국여인 장녀(張女)가
일행을 보고 얼굴 붉히며 숨는데 요염한 기색이 완연하여 마음이 동한다.
이들의 식습관은 채식과 녹차를 마시는 것이 고작인 1일 1식이다.
유럽사람들에게 낙원을 의미하는 샹그릴라는 팬터지 속의 이상향이
아니다. 한문으로는 화취경(花醉境), 범어(梵語)로는 대유해(大乳海),
티베트 라마승(僧) 사이에서는 연중심(蓮中心)으로 알려진 이미 티베트
고원의 불로장수촌으로 유럽에서도 카페나 레스토랑 상호로 애용돼
알려진 이름이다. 10년 전 로이터 통신이 티베트 오지 둥지란 마을을
소개했는데 50년 동안 죽어나간 사람이 하나도 없고 최고령자가 142세요,
130세 이상만도 188명이라 했으니 공상 속의 이상향만은 아닌 것 같다.
중국정부가 히말라야 접경지역 일대를 샹그릴라라는 미명으로 개방,
관광수입을 노린다 하니 바야흐로 세상은 팬터지 관광시대로 접어든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