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聞column

[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48] 복사꽃에 떠밀려

bindol 2019. 2. 5. 06:45










복사꽃에 떠밀려

사람이 닿을 수 있는 곳에
복사꽃이 핀다 나무보다 먼저
햇빛에 이르러 마음은
희고 붉은 꽃잎 속 타는 혓바닥처럼
복사꽃에 떠밀리면 허리 굽혀 어머니를 껴안는 산길
봄비를 오게 하는 무덤

―송재학 (19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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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도, 혹은 기다리지 않아도 새해는 오고 봄은 오지요. 동지(冬至)와 더불어 설날은 그 정점입니다. 이날이 기쁜 이도 있고 더 서러운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운의 화창함을 이기지는 못해 마음 깊은 곳에 꿈이 깃듭니다. 복사꽃, 무릉 같은 꿈입니다.

외진 산길에서 문득 복사꽃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자 연스레 누군가 살던 장소였음을 직감합니다. 그것도 아주 선하게 살았을 것만 같지요. 복사꽃 만발한 찬란한 봄날 어머니를 여읜 한 청년이 어머니 묘를 찾았습니다. 그대로 모순! '찬란한 슬픔'입니다. 눈동자 속에서만 내리는 '봄비'를 삼킵니다. 그래도 '봄비'이니 괜찮습니다. '꽃 피고 새 울게' 하는 비니까요. 올해도 설맞이 성묘객이 봄비처럼 자욱하겠지요.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2/20190202015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