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週 漢字 758

[한 週 漢字] 歸(귀)-일상으로 돌아가다

[한 週 漢字] 歸(귀)-일상으로 돌아가다 중앙선데이 한자 12/18 2021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문뜩 ‘2022년도에는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잠긴다. 코로나가 발생한 후, 약 2년 동안 세계인의 삶은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다. 그저 평범하기만 했던, 그래서 감사함과 소중함을 몰랐던 우리의 일상생활을 이제는 누릴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에 빙판길 위를 걷는 것과 같았던 날들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을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모두의 소망과 노력으로 어느덧 염원했던 일상으로의 복귀(復歸)를 많은 이들이 고대하고 있다. 원 상태로 돌아간다는 의미의 글자 ‘복(復)’과 ‘귀(歸)’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귀(歸)’와 유사하게 사용되는 ‘복(復, 돌..

한 週 漢字 2021.12.18

[한 週 漢字] 友(우)-벗, 손끝에서 전해지는 도타운 정

[한 週 漢字] 友(우)-벗, 손끝에서 전해지는 도타운 정 중앙선데이 입력 2021.12.04 00:24 한자 12/4 벗 우(友) 자는 ‘벗’이나 ‘사이가 좋다’, ‘우애가 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한자 자형인 갑골문에서는 또 우(又)를 나란히 겹쳐 그려 정답게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맞잡은 손에서 전해지는 따듯한 체온의 교류로, 친구 사이의 도타운 정까지 형상화한 것이 놀랍다. 친구라고 해서 다 같은 친구는 아니다. 허신(許慎)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주례(周禮)를 인용해 ‘뜻을 나눈 자여야 친구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同志為友). 단순히 같은 스승의 문하에서 동문수학한 무리(同師為朋)와 구분 지어서 서로의 뜻을 알아주고 기꺼이 함께하는, 참답고 진정한 ..

한 週 漢字 2021.12.04

[한 週 漢字] 力(력)-일상과 힘

한 週 漢字] 力(력)-일상과 힘 중앙선데이 입력 2021.11.20 00:24 한자 11/20 力拔山氣蓋世(역발산기개세), ‘힘은 산을 송두리째 뽑아낼 만하고 기운은 세상을 온통 뒤덮을 만하다’는 말, 그렇기에 그럴 만한 능력을 지닌 영웅의 풍모를 일컬을 때 주로 쓰는 말이다. 역사에는 저 옛날 천하를 두고 유방과 한바탕 힘겨루기를 벌인 초패왕 항우가 한창때인 서른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읊조린 ‘垓下歌(해하가)’의 첫 구절로 등장한다(『사기』 ‘항우본기’).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항우는 패자(敗者)다. 하지만 현시대의 일상을 근근이 버텨 내는 우리한테는 패자(覇者, 敗者)였던 항우의 그 氣力(기력)조차 언감생심이다. 삶이 무의미하다 싶을 정도로 무미건조하게 반복되는 현시대의 일상 속에서 그런 패기..

한 週 漢字 2021.11.20

[한 週 漢字] 竝(병)-대립의 시대에 함께 선다는 것

[한 週 漢字] 竝(병)-대립의 시대에 함께 선다는 것 중앙선데이 입력 2021.11.06 00:24 업데이트 2021.11.06 00:31 한자 11/6 ‘竝’(병)자는 ‘나란히’나 ‘함께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다. 竝자는 두 개의 立(설 립)자를 함께 그린 상형글자로, 갑골문에서부터 발견되고 있으며, 자형이 점차 정형화해 오늘날의 모습으로 고정됐다. 竝(병)자는 더욱 간략화해 並, 并의 형태로 쓸 때가 있는데, 쓰는 방식의 차이일 뿐 의미는 모두 같다. 참으로 대립과 갈등을 넘어 혐오가 얽히고설킨 시대다. 젠더 갈등, 세대 갈등, 노사 갈등 등으로 이름 붙일 수 있었던 전통적인 갈등은 오히려 단순하고 명확해 보일 정도로, 오늘날 대상조차 불분명한 분노와 그에 따른 혐오 표현이 우후죽순 태어나고 자란다..

한 週 漢字 2021.11.06

[한 週 漢字] 愛(애)-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한 週 漢字] 愛(애)-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23 00:24 한자 10/23 광복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노래 제목에 제일 많이 등장한 단어는 ‘사랑’이며, 가사에 ‘사랑’이 포함된 노래가 전체 가요의 65%에 달한다고 한다. 아마 노래의 주제까지도 감안하면 그 비율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랑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모든 이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판단이나 정의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으며, 대상과 범위를 어떻게 한정 지을지에 따라 사랑은 무한히 변주된다. 기독교의 성경에서 예수는 제자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세 번 묻는데, 이 대목의 그리스어에는 각각 ‘아가페’가 두 번, ‘필리아’가 한 번 사용됐다..

한 週 漢字 2021.10.23

[한 週 漢字] 盡(진)-진정으로 盡하고 있는가

[한 週 漢字] 盡(진)-진정으로 盡하고 있는가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09 00:21 한자 10/9 ‘고진감래(苦盡甘來)’와 ‘흥진비래(興盡悲來)’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고진감래’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듯이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온다”라는 뜻이고, ‘흥진비래’는 “흥이 다하면 곧 슬픔이 온다”라는 뜻인데, 이 두 사자성어에는 모두 ‘진(盡)’자를 포함하고 있다. 이 성어들에서 말하는 고생의 끝은 어디까지이며 흥이 다한 뒤에 슬픔을 논하는 연유는 과연 무엇일까? 갑골문에서 ‘진(盡)’은 ‘聿(붓 율)’과 ‘皿(그릇 명)’으로 구성돼 한 손으로 붓을 잡은 채 그릇 안을 씻고 있는 형상이다. 찌꺼기를 남김없이 깨끗하게 씻는다는 것은 ‘남김 없다, 다하다, 끝내다’는 가장 기본적인 의미이며, 이 ..

한 週 漢字 2021.10.09

[한 週 漢字] 滿(만)-성취 안에서 자신의 몫 성찰해야

[한 週 漢字] 滿(만)-성취 안에서 자신의 몫 성찰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1.09.25 00:24 한자 9/25 滿(찰 만)은 소리를 나타내는 㒼(만)과 의미 범주를 한정하는 요소인 水(물 수)로 구성되는 글자다. 『설문해자』에서는 ‘가득 차서 넘침(盈溢也)’으로 풀이했는데, 이 글자가 水를 포함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용량이 한정된 사물이나 공간에 물이 가득 들어차 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의미라고 짐작해 볼 수 있다. 㒼에 대해서는 고대 중국 예복의 폐슬(蔽膝, 허리 아래에 늘어뜨려 무릎을 가리던 장식용 천)에 자수를 빈틈없이 박아 넣은 모양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한 해석에 따른다면 㒼은 소리와 의미를 아울러 나타내는 요소로 풀이될 수 있다. 가득 찼다는 것은 일정한 기준점에 도달했다는 맥락에서 성..

한 週 漢字 2021.09.25

[한 週 漢字] 電(전)-‘에너지의 신’이 된 전기

[한 週 漢字] 電(전)-‘에너지의 신’이 된 전기 중앙선데이 입력 2021.09.11 00:24 지면보기지면 정보 한자 9/11 전기가 모든 에너지를 대표하는 시대가 됐다. 전기를 대신할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나올 때까지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야말로 전기가 ‘에너지의 신(神)’이 된 것이다. 전기(電氣)를 뜻하는 전(電)이 신(神)의 원래 글자인 신(申)에서 분화해 만들어진 글자임을 보면, 3000여 년 전의 한자가 21세기의 미래를 예시한 듯해 경이롭기까지 하다. 신(申)은 갑골문에서 번쩍거리는 ‘번개’를 그렸다. 양전기와 음전기가 만나 가공의 힘을 현시(顯示, 나타내 보임)하는 번개는 하늘의 계시이자 신성(神性)의 현현(顯現, 뚜렷이 나타남)인 듯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 어떤..

한 週 漢字 2021.09.14

[한 週 漢字] 像(상)-이미지의 범람 속에서 허우적대는 꼴

[한 週 漢字] 像(상)-이미지의 범람 속에서 허우적대는 꼴 중앙선데이 입력 2021.08.28 00:24 한자 8/28 『한자어원사전』에 따르면 “像(형상 상)… 형성. 人(사람 인)이 의미부고 象(코끼리 상)이 소리부로, 사람(人)들이 상상하는 코끼리(象)의 ‘모습’을 말하며, 이후 ‘비슷하다’, ‘닮았다’는 뜻이 나왔다”고 돼 있다. 꽤 간단한 풀이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거의 비슷한 뜻으로 쓰일 뿐 아니라 독음까지 똑같은 글자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像 말고도 象·狀·相이 더 있다. 예컨대 像의 풀이인 ‘형상(○○)’만 봐도 그렇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형상 4 形象/形像 1. 사물의 생긴 모양이나 상태 2. 마음과 감각에 의하여 떠오르는 대상의 모습..

한 週 漢字 2021.09.04

[한 週 漢字] 智(지)―슬기로운 생활의 근본

한자 8/14 ‘智’ 자는 ‘지혜·슬기·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다. ‘知’(알 지)와 헛갈리는 경우가 있기도 한 것은 일부 모양이 공통으로 들어가 있기도 하고 의미 또한 상관이 있기 때문이다. 지혜로움은 아는 것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더 많은 앎을 추구하면서 지혜가 시작되는 것이다. “스스로 어리석음을 아는 이가 슬기로운 사람이다(愚者自稱愚 常知善黠慧)”(『법구경』)라는 말씀처럼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논어』),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는 것”(『성경』)이 지혜의 바탕이다. 앎에서 슬기로움이 나온다. 서양 문화에서 지혜는 보는 것에서 비롯된다. 영어에서 ‘智’를 나타내는 wise, wisdo..

한 週 漢字 2021.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