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항녕의 조선, 문명으로 읽다 “우물과 불씨 끊는다” 규약 어기면 마을서 쫓겨나 중앙일보 입력 2022.10.14 00:31 지면보기 농촌 마을은 어떻게 운영됐나 오항녕 전주대 사학과(대학원) 교수 과거의 마을에 대해 낭만적인 감정이 있다. 포도, 사과, 닭서리까지 범죄가 아니었던 그때, 할머니 할아버지의 귀염 속에 친구들과 지칠 줄 모르고 놀았다. 학원은커녕 방학숙제조차 하지 않아도 됐던 정녕 자유의 하루하루. 구수한 여물 냄새에 이어 짚불에서 끓는 청국장 내음, 그리고 소 뜯기던 들판과 똥개인 똘똘이가 뛰노는 타작 마당. 그 마당에선 면장 할아버지가 잡아 온 뜸부기를 안주로 할아버지께서 기분 좋게 한잔하시곤 했다. 겨울이면 사랑채 고드름 녹는 물이 떨어지는 처마 안쪽 툇마루와 섬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