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 70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1>“21세기 투자DNA 찾아라”

삶은 투자의 연속이다. 살아오면서 무엇에 투자했는지가 ‘오늘의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주고, 앞으로 어디에 투자할지가 ‘미래의 당신’을 결정한다. 투자에는 리스크가 상존한다. 특히 지금은 예측이 불가능한 사회가 됐다. 리스크와 예측 불가능성이 만나면 투자는 최악의 난조를 겪게 된다. 이제 당신은 무엇에, 어떻게 투자해 당신의 삶을 더 나은 상태로 만들 것인가. 투자는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가야 한다. 원시사회에는 사냥과 물의 확보, 근대 사회에는 제품과 노동력, 자본에 투자했다. 지금은 패러다임이 또 바뀌고 있다. 근대적 가치관에 균열이 생기면서 ‘막대한 자본과 거대한 노동력’으로 승승장구해왔던 사람들은 ‘창의성’으로 무장한 이들에게 밀려나고 있다. 또 시스템의 부속품이 되기를 거부한 개인들은 획일화된..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2>주변의 ‘사람’을 보라

유방. 21세기북스 제공 우리는 이제껏 ‘물질’에 투자해 왔다. 부동산, 자본, 상품이 그 대상이었다. 이들은 지금도 여전히 유력한 투자 대상이긴 하지만 문제는 주변 환경에 의해 그 가치가 급격히 등락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스스로 가치를 진화시키지 못한다는 결정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부동산은 시간이 흐를수록 낡게 마련이며, 상품은 또 다른 ‘신상품’으로 인해 구매욕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물질에 대한 투자는 ‘시간’이라는 함수 때문에 ‘하락세의 운명’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스스로의 가치를 끊임없이 높여갈 수 있는 투자 대상이 있으니 바로 ‘사람’이다. 주변에서 어떻게 도와주고, 또 본인이 어떠한 의지를 가지고 어떠한 도전을 하느냐에 따라 ‘최악’에서도 ‘최고’로 반등할 수 있..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3>‘지키는 것’에서 시작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동아일보DB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은 자신의 투자 철학을 이렇게 요약했다. “첫째, 돈을 잃지 마라. 둘째, 첫 번째를 절대 잊지 마라.” 많은 사람들은 투자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부터 생각한다. 하지만 버핏은 투자란 역설적으로 ‘버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투자를 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효율적인 방법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을 ‘재발견’해서 그들과 지속적인 투자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다. 유방의 군대가 한중(漢中)에 머물 때였다. 유방은 어느 날 승상 소하가 아침밥을 먹는 척하다가 진영을 이탈해 도망갔다는 보고를..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4>‘시기’에 민감하라

장자 초상 수익률은 투자금에 비례한다. 투자금이 많으면 대체로 수익률도 높아지고, 투자금이 작으면 수익률도 낮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금이 많으면 리스크도 함께 높아진다는 점이 문제다. 사람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리스크에 대한 걱정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에는 투자의 실질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 동일한 투자금으로 그 투자의 효과를 2배, 3배로 늘리는 방법이다. 이것을 결정하는 변수는 바로 ‘시기’다.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인 장자(莊子)는 당장 먹을 곡식이 없을 정도로 몹시 가난했다. 딱히 생각해도 굶주림을 벗어날 방법이 없었던 터라 그는 평상시 안면이 있던 감하후에게 약간의 곡식을 빌리러 갔다. 그의 사정을 들은 감하후는 거절할 수 없어 이렇게 말했다. ..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저평가된 인재’

미물로 취급되는 개미도 ‘집단지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동아일보DB 벤저민 그레이엄은 이른바 ‘가치 투자’의 창시자로 불린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미리 사들여 비싸졌을 때 파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의 ‘안전 마진(margin of safety)’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를 사람에 대한 투자로 옮겨보면 ‘저평가되어 있는 사람에게 투자하라’, 혹은 ‘비록 능력이 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능력을 보는 진정한 안목을 키워라’라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 때의 일이다. 어느 해 봄 환공은 군사를 이끌고 고죽국을 정벌하러 떠났다. 예상보다 전쟁은 길어졌고, 그해 겨울이 되어서야 간신히 끝나게 됐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살아남..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6>이질적인 사람에 투자를

동아일보DB 이질적인 사람은 기본적으로 불편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오래되고 친숙한 사람을 가까이 한다. 하지만 이렇게 이질적인 사람을 멀리할 경우, 환경이 바뀌고 상황이 달라졌을 때 생존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중국 전국시대 4군(君)’의 한 명이라 불릴 정도로 학식과 덕망이 높았던 맹상군(孟嘗君)의 집에는 무려 3000여 명의 식객(食客)이 있었다. 식객이란 ‘남의 집에 얹혀 밥이나 축내는 사람’이다. 그런데 식객으로 있던 사람들의 면면이 더 놀랍다. 글 읽는 선비도 있었지만 문서 사기범, 도둑, 그리고 동물 소리를 흉내 내는 등 천한 기예를 자랑하는 이들도 있었다. 맹상군이 그런 이들을 식객으로 거느린다는 것 자체가 의아할 정도였다. 그러던 중 진나라의 소왕이 맹상군을 승상으로 임명했다..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7>심성으로 예측하라

고레카와 긴조(1897∼1992)는 일본 주식시장의 신(神)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오직 주식 투자만으로 대기업 회장들을 제치고 일본 전체 소득세 납세 1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의 투자법은 지극히 평범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불황일 때 대량으로 사고 호황 직전에 팔라’는 것. 아마도 대부분의 투자자는 ‘그걸 누가 몰라?’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아는 평범한 사실임에도, 고레카와 긴조는 했고 다른 이들은 못했다. 그 이유는 ‘경기에 대한 예측’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고레카와 긴조는 불황과 호황을 정확하게 예측했지만 다른 이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할 때에도 이러한 예측이 필요하다. 이 사람이 성공할 것인지, 못할 것인지, 그리고 그 ‘호황기’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8>시너지 효과를 노려라

동아일보DB 투자를 함에 있어 개별 투자들도 잘되어야겠지만, 이것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 하나의 거대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사람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A와 B, 그리고 C라는 사람에 대한 개별적 투자도 성공해야 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 그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익률 증폭의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손무가 지은 ‘손자병법’에서는 ‘궁녀를 전사로 만드는 방법’에 대한 예화가 있다. 손무는 왕에게 “제게 사흘만 주신다면 비록 궁녀라고 하더라도 훌륭한 군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창과 칼을 잡아본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관료 대신들의 잡심부름이나 하던 그들이 어떻게 단 사흘이라는 시간 안에 군대의 일원이..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9>“열정을 이끌어내라”

사람에 대한 투자에서 그 사람의 열정을 끌어낼 수 있다면 불패의 투자법이라 할 만하다. 이는 이자가 또다시 이자를 낳는 ‘복리(複利) 투자법’이라 칭할 수 있다. 위나라 문후 시대에 오기(吳起)라는 장군이 있었다. 그는 직책이 높은 지휘관이었음에도 늘 병사들과 똑같은 식사를 하고 똑같은 군막에서 잠을 잤다. 사병들이 무거운 짐을 들면서 힘들어하면 자신이 나서 짐을 나눠 들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기 장군은 종기로 고생하는 한 병사를 알게 됐다. 치료가 급하다는 것을 안 그는 입으로 종기의 고름을 빨아내 치료해 주었다. 이 소식이 병사 어머니의 귀에 들어갔다. 그러자 병사의 어머니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의아했다. 직급이 높은 장군이 아들의 종기를 낫게 해주려고 입으로 고름을 빨았다는..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10>애매모호함에 승부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이성의 시대’인 근대가 시작된 후 사회적 문화적으로 배척받기 시작한 가치가 ‘애매모호함’이다. 합리적 이성은 명확하지 않은 모든 것에 ‘근거와 증명’을 요구했고, 이것을 제시하지 못했을 때는 가차 없이 ‘근거 없음’, ‘증거 없음’이라는 낙인을 찍어 배제했다. 그 후 애매모호한 모든 것은 합리적 이성의 요구에 무릎을 꿇고 ‘올 오어 너싱(All or Nothing)’의 희생양이 됐다. 하지만 ‘이성의 시대’를 넘어 ‘창의성의 시대’가 된 지금은 이 애매모호함이라는 가치에 새롭게 투자해야 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이다. 그는 화가이자 발명가였으며 군사 기술자이자 해부학자였다. 한 개인의 힘으로 그 모든 것을 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