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혹시 이게 다 삼국지 탓일까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2.07.14 03:00 /일러스트=이철원 마니아라고 할 수준은 못 되지만, 삼국지를 여러 번 읽기는 했다. 어렸을 때는 제갈량에 몰입했다. 운동신경이 부족한 소년이어서 무장들에게 빠져들지는 못했던 것 같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낼 무렵에는 조조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믿었다. 내게도 세상을 불질러버리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었다. 조조의 시 단가행(短歌行)은 지금도 좋아한다. 유비의 매력을 이해하게 된 것은 한참 나중의 일이다. 사람에게 지략이나 야망과는 다른, 도량이라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나이가 들어서야 알았다. 책으로는 습득하기 어려운 앎이었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웠다. 나보다 그릇이 훨씬 큰 인사들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