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너무도 상대적인 시간 이야기 [중앙일보] 입력 2021.04.06 00:36 최명원 성균관대 독어독문과 교수 시간과 관련된 불교 용어 중에 ‘찰나’와 ‘겁’이 있다. 조금씩 달리 각색되어 전해지는 이 낱말들의 본디 뜻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저마다 다르게 흐르는 시간 우리는 어떤 모양과 색채로 빚어져 미래에 남게 될까 ‘찰나(刹那)’는 산스크리트어로 순간(瞬間)을 의미하는 ‘크샤나’의 음역으로 1찰나가 75분의 1초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눈 깜짝할 새’가 더 실감 나고 애교스럽다. 반면 ‘겁(劫)’ 또한 산스크리트어의 ‘겁파’에서 음사된 것으로, 그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겨자씨’ 혹은 ‘바위’의 비유가 동원된다. 한 예로 1겁은 대략 ‘잠자리 날개보다 얇은 천으로 둘레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