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49

[횡설수설/박중현]비혼 축의금

[횡설수설/박중현]비혼 축의금 박중현 논설위원 입력 2022-11-26 03:00업데이트 2022-11-26 03:00 “친구들 결혼 때마다 꼬박꼬박 내왔다면 본인이 ‘비혼(非婚)주의’를 선언하고 요구할 경우 당연히 줘야 한다.” “축하하려고 낸 거지 순번 정해 타려고 곗돈 부은 건 아니잖나. 돈 아까워 회수하겠다는 심보다.” 몇 년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주 논쟁거리로 등장하는 비혼 축의금 논란의 찬반양론은 이렇게 요약된다. 중장년 세대에겐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공정’을 중시하는 MZ세대 솔로 청년들은 정색하는 문제다. ▷작년 1월 PD 겸 방송인 재재가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비혼식(式)’ 경험을 공개했다. 친구들을 모아 비혼을 선언하고 축의금도 받았다고 했다. 올해 4월에는 ..

횡설수설 2022.11.26

[횡설수설/송평인]‘타조걸음’ 조롱의 대가

[횡설수설/송평인]‘타조걸음’ 조롱의 대가 송평인 논설위원 입력 2022-11-25 03:00업데이트 2022-11-25 03:20 23일 열린 카타르 월드컵 독일-일본전. 독일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가 일본 공격수 아사노 다쿠마와 경합을 벌이며 볼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아사노 앞에 끼어들어 겅중겅중 뛰면서 골라인까지 막아서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출신인 뤼디거의 키는 190cm로 아사노보다 17cm나 크다. 아사노가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자신의 타조걸음을 못 쫓아온다고 조롱한 것인데 자칫 특정한 신체적 조건을 조롱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독일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뛰었던 디트마어 하만 씨는 그날 독일축구연맹 트위터에 이 장..

횡설수설 2022.11.25

[횡설수설/장택동]문 닫는 GM 부평공장

[횡설수설/장택동]문 닫는 GM 부평공장 장택동 논설위원 입력 2022-11-23 03:00업데이트 2022-11-23 03:32 1962년 우리나라에 운행 중인 차량은 6만여 대에 불과했다. 현재 2500만 대가 넘는 차량이 등록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나마 폐차된 외제차를 분해한 뒤 부품을 다시 조립한 허접한 차량이 많았다. 5·16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군부는 5년 안에 국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한 전초기지로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 새나라자동차 공장을 설립했다. 1962년 8월 문을 연 이 공장이 현 한국GM 부평2공장의 모태가 됐다. ▷그동안 부평공장의 주인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새나라자동차가 문을 닫은 뒤에는 신진자동차가 부평공장을 운영했다. 신진자동차 부도 이..

횡설수설 2022.11.23

[횡설수설/송평인]월드컵 문 연 BTS 정국

[횡설수설/송평인]월드컵 문 연 BTS 정국 송평인 논설위원 입력 2022-11-22 03:00업데이트 2022-11-22 05:08 카타르 축구 월드컵을 앞두고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뉴스가 많이 나왔지만 흘려들어서인지 개막식에 BTS가 초청받은 줄 알았지 정국만 간 줄은 몰랐다. 21일 개막식을 보고서야 정국이 혼자 간 사실을 알았다. 막상 보고 나니 BTS가 다 있을 필요도 없었겠다 싶었다. 정국은 혼자서도 마이클 잭슨을 떠올리게 하는 존재감으로 메인무대를 가득 채웠다. ▷그러고 보니 BTS는 스타(Star)가 아니라 스타들(Stars)이다. 멤버 각각이 하나의 별이다. 비틀스에 폴 매카트니와 존 레넌 등의 별이 있듯이, 롤링스톤스에 믹 재거와 키스 리처즈 등의 별이 있듯이 그렇다. 별들이..

횡설수설 2022.11.22

[횡설수설/장택동]80억 돌파한 세계 인구

[횡설수설/장택동]80억 돌파한 세계 인구 장택동 논설위원 입력 2022-11-21 03:00업데이트 2022-11-21 04:37 1970년대 중반 인도에서는 경찰이 마을을 봉쇄한 뒤 주민들을 끌고 가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 정부는 이들에게 강제로 불임 수술을 시행했다. 1975년에만 600만 명이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인구가 폭증하며 6억 명을 넘어서자 가혹한 산아제한 정책을 펼친 것이다. 인도에서는 지금도 “둘만 낳자”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지만 매년 1000만 명 이상씩 인구가 늘어난다. 내년에는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수도 산토도밍고에서 15일 다미안이라는 이름의 아이가 태어났다.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돌파한 순간이다. 1974년..

횡설수설 2022.11.21

[횡설수설/이진영]경기버스 입석 중단

[횡설수설/이진영]경기버스 입석 중단 이진영 논설위원 입력 2022-11-19 03:00업데이트 2022-11-19 10:50 “광역버스 입석 중단 후 매일 지각이다. 오늘도 버스 3대를 그냥 보냈다.” “몇 정거장 거슬러 올라가도 자리가 없어 아예 반대 방향 종점까지 가서 탄다.”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가 입석 승차를 중단하면서 도민들이 출퇴근길 승차난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125만 도민은 버스 승차난이 지하철까지 확대될까 노심초사다. ▷경기도 광역버스의 절반을 운행하는 KD운송그룹은 18일 성남과 남양주 등에서 서울 광화문과 사당 쪽으로 운행하는 버스의 입석 승차를 전면 중단했다. 나머지 버스업체도 올 7월부터 입석 승차를 줄줄이 중단했다. 이로써 경기지역 220개 노선 광역버..

횡설수설 2022.11.20

[횡설수설/이정은]‘미스터 에브리싱’의 방한

[횡설수설/이정은]‘미스터 에브리싱’의 방한 이정은 논설위원 입력 2022-11-18 03:00업데이트 2022-11-18 03:15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손자병법(孫子兵法)을 즐겨 읽는다. 왕좌의 권력 다툼 과정 등에서 부딪힌 역경을 이점으로 바꾸는 방법을 고전 병법서에서 찾았다는 것이다. 늘상 자정 넘어서까지 일한다는 그는 경제부터 외교안보, 문화까지 전방위로 발휘하는 영향력 때문에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불린다. 일부다처제 국가에서 부인을 한 명만 둔 이유도 “삶이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네옴시티’ 건설은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의 핵심 사업이다. 야심 찬 30대 개혁군주가 추진하는 지구 역사상 최대 도시 프로젝트다. 그는 네옴시티를 구..

횡설수설 2022.11.18

‘각 그랜저’의 귀환[횡설수설/이정은]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오피니언 ‘각 그랜저’의 귀환[횡설수설/이정은] 이정은 논설위원 입력 2022-11-16 03:00업데이트 2022-11-16 08:47 ‘그랜저’는 과거 한때 부(富)의 상징이었다. 비즈니스에서 성공한 회장, 사장들이 타고 다닌다고 해서 ‘회장님 차’로 불렸다. 1986년 출고 당시 가격이 최고 2000만 원대 후반으로 소형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었다. ‘모래시계’ 같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조폭 두목들이 타는 ‘형님 차’로도 알려졌다. 부유층 자제들이 “건방지게 그랜저를 가로막는다”며 차선 변경으로 시비가 붙은 다른 차 운전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1세대 그랜저는 모서리가 네모난 박스에 바퀴를 달아놓은 듯한 디자인 때문에 ‘각 그랜저’라고 불렸다. 곧은 직선의 디자인이 자칫..

횡설수설 2022.11.16

[횡설수설/우경임]‘요즘 애들’의 고통지수우경임 논설위원

동아일보|오피니언 [횡설수설/우경임]‘요즘 애들’의 고통지수 우경임 논설위원 입력 2022-11-15 03:00업데이트 2022-11-15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0원으로 일주일 살기, 냉파(냉장고 파먹기) 요리법, 무지출 데이트…. 요즘 인터넷상에는 ‘무지출 챌린지’ 성공기와 실패기가 넘쳐난다. 치솟는 물가에 생활비를 줄이려고 아예 지갑을 닫아버린 청년 자린고비들이다. 웬만하면 걸어 다니고 식사는 회사에서 해결한다. 보고 싶은 친구는 온라인으로 만난다. 회사에서 속상한 일이 있어 치맥(치킨과 맥주)을 시키려다가도 “내 마음만 상하고 내 돈만 쓰는 일”이라며 꾹 참고 화를 다스리는 영상도 있다. ▷유독 궁상맞아서가 아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해 상반기(1∼6월) 세대별 체..

횡설수설 2022.11.15

[횡설수설/박중현]‘코인계 워런 버핏’의 몰락

[횡설수설/박중현]‘코인계 워런 버핏’의 몰락 박중현 논설위원 입력 2022-11-14 03:00업데이트 2022-11-14 03:2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플로리다주 비스케인만 해변에 위치한 미국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 안방구장의 이름은 ‘FTX 아레나’다. 거래량 세계 3위, 미국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소유주 샘 뱅크먼프리드(30)가 작년에 1억3500만 달러를 주고 명명권을 구입해 간판을 고쳐 달았다. 코인 투자자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가상화폐로 돈을 벌어 현실 세계에 꿈의 구장을 사들였다”고 환호했다. ▷이 곱슬머리 청년은 재작년 포브스 선정 미국 400대 부자 중 32위를 기록했다. 20대로는 유일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월가 트레이더로 일하다가 20..

횡설수설 2022.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