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열전 161

[이한우의 간신열전] [164] 이재명다움

[이한우의 간신열전] [164] 이재명다움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12.08 03:00 공자가 ‘논어’에서 사람을 살펴보는 잣대로 제시한 것은 덕(德), 예(禮), 인(仁) 세 가지이다. 덕(德)이란 우리말로 ‘답다’ 혹은 ‘다움’이다. 공자가 말한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가 바로 임금다움, 신하다움, 부모다움, 자식다움을 말하는 덕(德)의 개념이다. 특히 공자가 말한 덕(德)이란 군군신신의 공덕(公德)이다. 사덕(私德)이란 ‘동그란 사각형’처럼 일종의 형용 모순이라 쓰이지 않는다. 예(禮)란 일의 이치[事理]를 말한다. 주희처럼 예법에 한정되는 개념이 아니다. 그래서 공자는 지례(知禮)라는 말을 쓴다. 이는 사리를 안다는 뜻이다. 공자는 인(仁)이란 다른 사람을 사랑..

간신열전 2022.12.09

[이한우의 간신열전] [163] 현대판 이임보(李林甫)

[이한우의 간신열전] [163] 현대판 이임보(李林甫)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12.01 03:00 당나라 간신들 중에 최악은 이임보(李林甫·?~752년)다. 아첨을 일삼으며 뛰어난 신하들을 배척해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는 말을 낳은 장본인이다.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하지만 뱃속에 칼을 숨기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집권 전반기 ‘개원의 치(治)’를 이룩한 현종을 후반기 혼란으로 몰아넣어 ‘천보난치(天寶亂治)’라는 역사적 비판을 받아야 했다. 당나라 쇠망이 이임보에게서 비롯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요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행태를 보면서 이임보를 떠올린다. 그는 얼마 전 한 기고를 통해 같은 당에 속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과 ‘조금박해(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

간신열전 2022.12.09

[이한우의 간신열전] [162] 사무사(思無邪)

오피니언 전문가칼럼 [이한우의 간신열전] [162] 사무사(思無邪)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11.24 03:00 사무사(思無邪), 흔히 “생각에 그릇됨이 없다” 정도로 번역된다. 그러나 문맥을 감안하면 이 번역은 수정되어야 한다. 이 말은 ‘논어’ 위정(爲政)편에 나오는데 위정편은 주제가 다움[德]이다. 다움은 말과 행동에서 드러난다. 이런 문맥에서 사무사(思無邪)란 “말과 행동에 그릇됨이 없으려면 생각에서부터 그릇됨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의 사무사(思無邪)를 좀 더 상세하게 풀어낸 것이 자한(子罕)편에 나오는 사무(四毋)이다. 이는 공자 자신이 하지 않았던 네 가지를 말한다. “스승님께서는 네 가지를 끊어버리셨다. 억측을 하지 않으셨고 반드시, 결코, 절대 등을..

간신열전 2022.11.24

[이한우의 간신열전] [160] 경사이신(敬事而信)

[이한우의 간신열전] [160] 경사이신(敬事而信)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11.10 03:00 ‘논어’ 학이(學而)편 5에 나오는 공자 말이다. “제후 나라를 다스릴 때에도 삼가며 일을 함으로써 (백성에게) 신뢰를 얻어 임금이 재물을 아껴씀으로써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을 부릴 때는 때에 맞게 해야 한다.” 그 첫 번째가 삼가며 일을 함으로써 백성들 신뢰를 얻는 것이다[敬事而信]. 그런데 일본보다 논어력(力)이 현저히 떨어지는 우리 학계에서는 경사이신(敬事而信)을 “일을 공경하고 미덥게 하며”라고 오역을 하고 있다. 경사(敬事)에서 사(事)가 동사인데 경(敬)을 동사로 보아 뭘 어떻게 하라는 뜻인지도 모르게 옮겨놓은 것이다. 이 말은 백성으로부터 신뢰를 얻으려면 위정자들이 일을 ..

간신열전 2022.11.10

[이한우의 간신열전] [158] 세한

[이한우의 간신열전] [158] 세한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10.27 03:00 김정희 그림으로도 유명한 세한(歲寒)의 문제는 원래 ‘논어’ 자한편에 나오는 구절에서 비롯됐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듦을 알 수 있다.” 이 말은 곧 어려움에 처해야 누가 진짜 자기 사람이고 누가 그동안 이익을 위해 자기 사람인 척했는지를 가리게 된다는 뜻이다. 이에 정확히 해당하는 ‘주역’ 괘는 택수곤(澤水困)이다. 이 괘에 대해 주나라 문왕은 “말이 있으면 믿지 않는다”고 풀었는데 모호하다. 공자는 이를 “말이 있으면 믿지 않는다는 것은 입을 숭상하면 곧 궁하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풀이했다. 결국 이런 곤궁에 처하게 된 것은 군자가 도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다만 ..

간신열전 2022.10.28

[이한우의 간신열전] [157] 성기사(省其私)

오피니언전문가칼럼 [이한우의 간신열전] [157] 성기사(省其私)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10.20 03:00 ‘논어’ 위정 편에 사람을 깊이 살피는 법이 제시되어 있다. 성기사(省其私)가 그것이다. 사람이란 남들이 다 지켜보는 공적인 자리에서는 삼가고 조심하기 때문에 그 본모습을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오히려 사사로운 점을 포착해 그 사람의 속을 들여다보고 본심을 알아내려는 시도가 즐겨 사용되었다. 성(省)이란 글자를 뜯어보아도 사소한 것[少]을 들여다본다[目=視]는 뜻이다. ‘장자’ 열어구(列禦寇) 편에는 공자가 말했다는 구징(九徵)이 나온다. 성기사를 하기 위한 아홉 가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을 시험할 때는 먼 곳으로 심부름을 보내 그 충성심을 살피고, 가까이 시..

간신열전 2022.10.21

[이한우의 간신열전] [156] 중구난방

[이한우의 간신열전] [156] 중구난방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10.13 03:00 중구난방(衆口難防)은 여러 사람 입을 막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어찌 보면 언론의 자유와 관련된 말이라 할 수 있다. 저 왕조 시대에도 권력자들이 백성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그것은 애당초 안 될 일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뜻이 지금은 확 바뀌었다. 오늘날에는 아무나 마구 지껄여대서 막으려야 막을 수가 없다는 부정적 뉘앙스로 쓰인다. 한마디로 일정한 방향 없이 제 마음대로 떠들어댄다는 뜻이다. 요즘이 딱 그렇다. 야당 대표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일언반구 비판도 없이 한미일 합동군사 훈련에 대해 “위기를 핑계로 일본을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자충수”라며 극단적 친일이라고 몰아세운다...

간신열전 2022.10.13

[이한우의 간신열전] [155] 무례(無禮)

오피니언 전문가칼럼 [이한우의 간신열전] [155] 무례(無禮)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10.06 03:00 예(禮)에는 크게 두 가지 용례가 있다. 행례(行禮)라고 할 때의 예는 예법이나 에티켓을 가리킨다. 가례(家禮)나 상례(喪禮)가 그것이다. 반면에 지례(知禮), 즉 예를 안다고 할 때는 예법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일의 이치를 안다는 뜻이다. 나아가 공자는 예를 치사(治事), 즉 일을 제대로 처리한다는 동사로 풀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에서 서면 조사를 통보받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맥락으로 보면 둘 다 가능하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가 아니라는 건데 이미 전직 대통령들 중에 감사원 대면..

간신열전 2022.10.06

[이한우의 간신열전] [154] 우는 학(鳴鶴)

[이한우의 간신열전] [154] 우는 학(鳴鶴)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09.29 03:00 “우는 학[鳴鶴]이 그늘에 있는데 그 새끼가 화합한다. 내가 좋은 술잔이 있으니 내 그대와 함께 나누고 싶다.” 알 듯 모를 듯한 이 말은 ‘주역’ 중부괘(中孚卦) 밑에서 두 번째 양효를 주공(周公)이 말로 풀어낸 것이다. 중부(中孚)란 마음속[中=心]으로 서로 믿는다[孚=信]는 뜻이다. 임금과 신하, 임금과 백성이 서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주공 말을 공자는 이렇게 풀어낸다. “군자가 자기 집에 머물며 그 말을 내는[出言] 바가 좋으면 천리 밖에서도 그것에 호응하는데 하물며 가까이에 있는 사람임에랴. (반대로) 자기 집에 머물며 그 말을 내는 바가 좋지 못하면 ..

간신열전 2022.09.29

[이한우의 간신열전] [153] 주도면밀

[이한우의 간신열전] [153] 주도면밀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09.22 03:00 지도자가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선후본말(先後本末)에 밝다는 뜻이다. 즉 일에는 근본과 곁가지[本末]가 있으니 일을 풀어갈 때 먼저 해야 할 것과 뒤에 해야 할 것을 잘 가린다는 말이다. 이때 지도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대학’은 이런 지침을 준다. “백성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방향이 정해지고, 방향이 정해진 다음이라야 흔들림 없는 마음을 갖게 되고, 마음의 흔들림이 없어진 다음이라야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진 다음이라야 심모원려를 할 수 있고, 심모원려를 할 수 있게 된 다음이라야 능히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게 된다.” 그래서 지도자 자신이..

간신열전 2022.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