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말 바른 말 88

[예쁜 말 바른 말] [263] '심심하다'

[예쁜 말 바른 말] [263] '심심하다' 입력 : 2022.10.05 03:30 오는 9일은 제576돌 한글날입니다.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우리말과 한글의 가치를 우리는 제대로 인식하고 있을까요? 최근 한 소셜미디어에서는 '심심(甚深)'이라는 낱말의 뜻을 모르는 다수의 사람들이 '심심한 사과'가 이상한 표현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어요. 이로 인해 한자어에 대한 이해나 문해력의 부족이 문제라며 국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했는데요. 주로 '심심한'의 꼴로 쓰이는 '심심(甚深)하다'에는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뜻이 있어요. '심심한 감사'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와 같이 쓰지요. 반면 순우리말인 '심심하다'는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예쁜 말 바른 말] [262] '피라미'와 '노래미'

[예쁜 말 바른 말] [262] '피라미'와 '노래미' 입력 : 2022.09.28 03:30 *지난여름에 갔던 '제15회 왕피천 피래미 축제' 때 찍은 사진 속의 동생 표정이 정말 귀엽다. *"백령도에서 까나리 다음으로 많이 잡히는 것이 놀래미예요." 위 문장에서 틀리는 말을 찾아 고쳐 보세요. '피래미'는 '피라미', '놀래미'는 '노래미'로 고쳐 써야 해요. 피라미는 우리나라와 일본·중국 등지의 강에 분포하며 잉엇과에 속하는 민물고기입니다. 등쪽은 청갈색, 옆구리와 배쪽은 은백색을 띠고 옆면에는 엷고 검은 가로띠가 있어요. 몸길이는 10~16㎝이고, 여름에 특히 많이 잡힌다고 해요. 또 하찮은 존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많이 쓰지요. 예를 들면 '그때만 해도 그는 미미한 피라미에 불과했다'라고..

[예쁜 말 바른 말] [261] '낫다'와 '낳다'

[예쁜 말 바른 말] [261] '낫다'와 '낳다' 입력 : 2022.09.21 03:30 *코로나에 걸려 추석 때 못 온 삼촌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삼촌, 빨리 (낳아, 나아) 다음에 놀러 오세요." *이모가 결혼 7년 만에 아기를 (낳아, 나아) 가족은 물론 이웃 사람들까지도 축하 인사를 건넸다. 위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차례대로 '나아, 낳아'입니다. 둘 다 발음이 [나아]로 같아서 헷갈리거나 잘못 쓰는 사람이 무척 많아요. 그러나 두 말의 으뜸꼴(활용하는 단어에서 활용형의 기본이 되는 형태)인 '낫다'와 '낳다'는 발음이 [낟ː따]와 [나ː타]로 다르고 말의 쓰임도 완전히 다르므로 정확하게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낫다'는 '(병이나 상처 따위가) 치유돼 없어지다'라는 뜻..

[예쁜 말 바른 말] [260] '아연실색'과 '질색'

[예쁜 말 바른 말] [260] '아연실색'과 '질색' 입력 : 2022.09.14 03:30 * 할머니는 추석 때 장을 보러 가서 너무 오른 물가 때문에 (아연질색, 아연실색)했다고 말씀하셨다. 괄호 안에 알맞은 말을 골라 보세요. '아연질색'으로 쓴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으나 '아연실색'이 맞습니다. 아연실색(啞然失色)은 '뜻밖의 일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로 놀람'을 이르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그녀가 어찌나 아연실색을 하던지, 내가 더 놀랐다'와 같이 써요. '아연(啞然)'은 너무 놀라거나 어이가 없어서, 또는 기가 막혀서 입을 딱 벌리고 말을 못 하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어예요. 또 '실색(失色)'은 '놀라서 얼굴빛이 달라짐'을 뜻하는 명사고요.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질린다는 뜻의 '대경실색(..

[예쁜 말 바른 말] [259] '백전불태'와 '임전무퇴'

[예쁜 말 바른 말] [259] '백전불태'와 '임전무퇴' 입력 : 2022.09.07 03:30 * 손자병법에 나오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퇴, 백전불태)'라는 말은 모든 감독이 되새겨야 할 명언이다. 괄호 안에 알맞은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백전불태'입니다. 백전불태(百戰不殆)는 '백 번 싸워도 위험하지 않음. 즉 싸울 때마다 이길 만큼 뛰어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험하지 않다는 의미로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도 하지요. 가끔 물러날 퇴(退)를 써서 '지피지기 백전불퇴(百戰不退)'라고 쓰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렇게 써도 맥락이 틀리지는 않으나, 손자병법 원문의 내용을 제대로 알고 정확히 사용해야겠지요? '임전무퇴'는 전쟁에 나아가서 물러서지 않음을 이르..

[예쁜 말 바른 말] [258] '조위금'과 '부조금'

[예쁜 말 바른 말] [258] '조위금'과 '부조금' 입력 : 2022.08.31 03:30 *'북한에 의해 피살된 공무원에 대해 해양수산부가 최근 재직 중 사망을 인정함으로써 유가족의 조위금 수령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신문에서 기사를 읽던 친구가 "조위금? 조의금과 뭐가 다르지?"라고 궁금해 합니다. '조위금(弔慰金)'은 '죽은 사람을 조문(弔問)하고 유가족을 위문(慰問)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내는 돈'을 뜻하지요. 비슷한 말로 사람들이 많이 쓰는 '조의금(弔意金)'이나 '부의금(賻儀金)'이 있어요. 각각 '남의 죽음을 슬퍼하는 뜻으로 내는 돈', '초상 난 집에 부조의 뜻으로 보내는 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요. 따라서 '조위금'은 이 두 낱말에 비해 유가족에 대한 위로가 잘 드러나는 말이..

[예쁜 말 바른 말] [257] '미루나무'와 '미류나무'

[예쁜 말 바른 말] [257] '미루나무'와 '미류나무' 입력 : 2022.08.24 03:30 지난 15일 제77회 광복절을 맞아 서대문형무소를 다녀왔어요. 사형장 앞에 쓰러져 있는 커다란 고목 옆에 '통곡의 미루나무'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이 눈길을 끌었어요. 표지판을 보던 한 어르신이 "'미류나무'를 '미루나무'라고 잘못 쓴 거 아닌가?"라고 묻자 다른 어르신이 "맞아, 우리 어렸을 때 '흰 구름' 노랫말도 '미류나무 꼭대기에 조각 구름 걸려있네'라고 되어 있었는데"라고 대답합니다. '미루나무'는 버드나뭇과의 낙엽 활엽 교목으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입니다. 높이는 30m 정도로 곧게 자랍니다. 잎은 삼각형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광택이 나지요. 3~4월에 꽃이 피고 5월에 열매가 익으며 종자..

[예쁜 말 바른 말] [256] '단출하다'와 '단촐하다'

[예쁜 말 바른 말] [256] '단출하다'와 '단촐하다' 입력 : 2022.08.17 03:30 *"코로나 때문에 5년 만에 낳은 귀한 조카의 돌잔치를 단촐하게 치를 수밖에 없었어." *그는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를 입은 단촐한 옷차림이었다. 밑줄 친 말은 차례대로 '단출하게' '단출한'을 잘못 쓴 표현입니다. '단출하다'는 식구나 구성원이 많지 않아서 홀가분하다는 뜻으로 '살림이 단출하다' '단출한 식구'처럼 써요. 또 일이나 차림이 간단하고 편리하다는 뜻으로 '단출한 옷차림' '식단이 단출하다'는 식으로 쓸 수 있어요. 일부 지역에서는 방언으로 '간촐하다'는 말을 쓰기도 하고, 요란하지 않고 호젓하다는 뜻을 가진 '조촐하다'도 비슷한 상황에서 쓰는 말이라 '단출하다'를 '단촐하다'로 잘못 알고 있는 ..

[예쁜 말 바른 말] [255] '가위표'와 '곱표'

[예쁜 말 바른 말] [255] '가위표'와 '곱표' 입력 : 2022.08.10 03:30 *"이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은 동그라미표를, 반대하는 사람은 (곱표, 가위표)를 해 달라." 괄호 안에 들어갈 알맞은 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가위표'입니다. '곱표(標)'는 곱셈을 나타내는 기호 '×'를 부르는 이름으로 원래 말은 '곱셈 기호', '곱셈 부호'이지요. 곱표는 약어에 해당해요. 유의어로는 '곱셈표', '곱하기표'가 있어요. 일부 지역에서는 '꼽표'라고도 하는데 이는 방언에 속합니다. 참고로 사칙 계산의 기호로는 곱표 외에 '나누기표(÷)', '더하기표(+)', '빼기표(-)'가 있지요. 흔히 '×'를 보고 '가위표(標)'라고도 하는데요. 이때의 가위표는 곱표와 그 의미와 쓰임이 다릅니다. 가위표..

[예쁜 말 바른 말] [254] '저버리다'와 '져 버리다'

[예쁜 말 바른 말] [254] '저버리다'와 '져 버리다' 입력 : 2022.08.03 03:30 *조국의 독립을 위해 가족조차 (저버리고, 져버리고) 고난의 길을 걸어오신 선열들의 애국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금세 해가 (져 버려, 저버려) 아름다운 일몰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괄호 안에 알맞은 말을 골라보세요. 정답은 차례대로 '저버리고' '져 버려'입니다. '저버리다'는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나 의리를 잊거나 어기다' '남이 바라는 바를 거절하다' '등지거나 배반하다' '(완곡한 표현으로) 목숨을 끊다'와 같은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약속을 저버리다' '주인의 호의를 저버릴 수 없어 하루 더 머물렀다' '아무리 힘들어도 목숨을 저버리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와 같이 써요. 흔히 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