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한시] 담백함(澹泊) 안대회·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담백함(澹泊) 澹泊貧家事 담박빈가사 無燈待月明 무등대월명 折花難割愛 절화난할애 芟草忍傷生 삼초인상생 白髮應吾有 백발응오유 靑山復孰爭 청산부숙쟁 狂歌當歲暮 광가당세모 秋氣劍崢嶸 추기검쟁영 담백함은 가난뱅이가 살아가는 등불 없어 달 뜨기만 기다린다 꽃을 꺾자니 사랑스러운 것을 어떻게 없애고 풀을 베자니 산 것을 차마 해치랴 백발은 당연히 내 차지고 청산은 어느 누가 욕심을 낼까 미친 노래 부르다가 한 해도 저무나니 가을의 기운 검처럼 서슬 퍼렇다 —허필(1709~1768) 한평생 곤궁하게 살다간 허필(許�B)이란 시인이자 화가가 있다. 어느 날 그가 당당하게 가난을 고백했다. 담백함이야말로 가난한 자가 가진 고귀한 재산이라는 것이다. 가난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