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112

[채서영의 별별영어]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

[채서영의 별별영어]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 중앙선데이 입력 2022.08.06 00:20 지면보기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직장인 독자께서 메일 쓰기가 힘든데 방도가 없냐고 질문하셨습니다. 영어에도 공손한 표현이 있다는 걸 알지만 정확히 모르니 자신이 쓰는 업무 이메일이 너무 구어체라 결례인지 고민이라네요. 영어 메일,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적절한 메일 쓰기는 형식과 단어 고르기에서 시작됩니다. 상대와의 관계와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데, 격식을 갖추려면 고전적인 편지쓰기 양식을 반영해 줄 바꿈을 하면서 관련 단어를 택하죠. 우선 ‘Dear(친애하는)’로 시작할 것인지, 상대의 이름만 쓸지 성에 ‘Mr.’나 ‘Dr.’ 같은 타이틀을 붙일지, 어떻게 인사할지, 어떤 맺음말을 쓸지 ..

[채서영의 별별영어] 영어의 호칭(Address terms)

[채서영의 별별영어] 영어의 호칭(Address terms) 중앙선데이 입력 2022.07.23 00:24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영어에 존대법이 있을까요? 모든 언어에 정중한 표현이 있지만, 영어에는 한국어처럼 문법이 된 요소가 없고 상대를 가리키는 대명사도 ‘you’ 하나라서 그런 게 없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영어의 공식적인 존대법은 호칭에 단계를 두는 것이죠. 상대를 존중하려면 적절한 ‘타이틀(title)’을 이름 앞에 붙여요. 가장 흔한 Mr. 와 Ms.(Miss+Mrs.) 외에 Doctor, Professor 같은 직업명도 씁니다. 지역차가 있어서 영국은 귀족이 아닌 일반인도 서류에서 사용하는 타이틀이 열 가지쯤 되지만, 미국은 두어 가지뿐이죠. 영어 호칭의 단계는 넷입니다. 엘리자베스 테..

[채서영의 별별영어] 언버스데이(Unbirthday)

[채서영의 별별영어] 언버스데이(Unbirthday) 중앙선데이 입력 2022.06.25 00:24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매일이 생일인듯 특별한 기분일 수 있을까요?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에선 가능합니다.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소설 아시죠? 만화영화 버전의 한 대목을 소개할게요. 양복 입은 ‘3월 토끼(March Hare)’와 ‘이상한 모자 아저씨(Mad Hatter)’가 예쁜 주전자들을 채우며 파티를 열어요. 지나가던 앨리스가 생일이냐고 묻자 그들은 정색하며 말합니다. “Statistics prove that you have one birthday. Imagine! Just one birthday every year! Ah, but there are three hundred..

[채서영의 별별영어] 영국과 잉글랜드

[채서영의 별별영어] 영국과 잉글랜드 중앙선데이 입력 2022.06.11 00:24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손흥민 선수가 잉글랜드의 프리미어 리그(English Premier League, EPL)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엔 지역별로 리그가 많더군요. ‘잉글랜드’는 어디이고 영국을 일컫는 다른 이름 ‘UK’ ‘브리튼’과 어떻게 다를까요? 브리튼(Britain)은 섬 이름입니다. 브리튼 제도에서 가장 커서 ‘그레이트 브리튼’이라고도 하죠. 이 섬엔 런던을 중심으로 한 남동부 ‘잉글랜드’와 서부 ‘웨일스’, 그리고 북부 ‘스코틀랜드’가 있어요. 즉 잉글랜드는 브리튼의 중원입니다. 두 번째 큰 섬 아일랜드는 1922년 독립했지만 북부는 영국령이지요. 그래서 영국의 국명은 ‘그레이트 ..

[채서영의 별별영어] 유에프오(UFO)

[채서영의 별별영어] 유에프오(UFO) 중앙선데이 입력 2022.05.28 00:24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비행접시 보신 적 있으세요? 지난 17일 미국 의회가 관련 청문회를 열었죠. 그런데 ‘미확인 비행 물체(UFO, unidentified flying object)’ 대신 ‘미확인 공중 현상(UAP, 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이라는 모호한 용어를 쓰더군요. 최근 머리글자를 딴 새 단어들이 자꾸 생겨납니다. 이들은 읽는 방법에 따라 ‘이니셜리즘(initialism)’과 ‘애크로님(acronym)’ 두 가지로 나뉘죠. 이니셜리즘은 알파벳을 하나씩 읽습니다. 현금자동입출금기 에이티엠(ATM, automated teller machine)이 대표적이네요. 다양한 용어들..

[채서영의 별별영어] 애플(apple)

[채서영의 별별영어] 애플(apple) 중앙선데이 입력 2022.05.14 00:24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곧 스승의 날입니다. 미국에는 기념일 대신 선생님께 사과를 드리는 풍속이 있어요. 개척시대에 선생님의 생계를 돕던 데서 시작되었다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선생님을 위한 카드나 컵에는 여전히 사과 문양이 들어가지요. 왜 하필 사과일까요? 성경에 나온 ‘금지된 과일(the forbidden fruit)’이 사과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선악과가 과연 사과였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그렇게 인식되면서 사과에 양면성이 생겼습니다. 긍정적으로는 인간이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분별력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지혜와 연결됩니다. 바로 선생님의 사과로 배움과 교육을 상징하지요. 게다가 뉴턴이 중력의 원리를 깨닫는..

[채서영의 별별영어] 굿모닝, 비얼!

[채서영의 별별영어] 굿모닝, 비얼! 중앙선데이 입력 2022.01.08 00:24 업데이트 2022.01.09 03:48 지면보기지면 정보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Good morning, Bill!” 제가 중학생이 되어 처음 배운 영어 문장입니다. 이 “철수야, 안녕” 영어판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쓰게 됐는지도 모르겠어요. 큰소리로 따라 하는데, 제 짝이 뭔가 살짝 적더라고요. 곁눈질해 보니 “굿모닝 비얼!”이었죠. ‘비얼?’ ‘빌’이 아니고? 갑자기 굿모닝도 ‘굿’, ‘굳’, ‘귿’ 중 무엇일지 헷갈렸죠. 영어를 우리말로 어떻게 적을지는 꽤 어려운 문제였어요. 한글로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어떻게든 들리는 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긴 했어요. 그 시절..

[채서영의 별별영어] 블레쓔(Bless you)!

[채서영의 별별영어] 블레쓔(Bless you)! 중앙선데이 입력 2022.01.22 00:24 지면보기지면 정보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블레쓔(Bless you)!” 오래전 미국에서 들었던 이 구절에 대한 의문을 최근에야 풀었습니다. 블레쓔는 재채기할 때마다 들은 말인데요, 미국인들은 누가 재채기를 하면 반 박자도 쉬지 않고 재빨리 이렇게 말해 주곤 했습니다.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낯선 사람도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건네고 닫히려는 문을 잡아 주어 신기했어요. 실제로 미국식 예절의 기본은 서로를 되도록 평등하고 친밀하게 대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남의 재채기에까지 리액션을 해 주다니 놀라웠어요. 이 말을 안 하면 큰일 난다는 듯 꼭 했죠. 무슨 말이지? 놀리는 건가? 재채기를 흉내 내나? 그런데 이..

[채서영의 별별영어] 허쉬 초콜릿

[채서영의 별별영어] 허쉬 초콜릿 중앙선데이 입력 2022.02.05 00:24 업데이트 2022.02.07 05:15 지면보기지면 정보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밸런타인데이가 있는 2월이네요. 여러분은 초콜릿 브랜드 허쉬(Hershey)를 어떻게 발음하세요? 모음 뒤의 ‘r’을 혀를 뒤로 살짝 말며 발음하는지, 혹은 모음을 좀 늘이며 ‘r’은 생략하는지요. 모두 표준으로 받아들여지는데, 각각 미국식과 영국식이라고 하죠. 흔히 영국 영어는 car와 card에서처럼 모음 뒤에 나오는 ‘r’을 발음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이 말은 과장된 것입니다. 표준어가 된 런던 중심의 동남부가 그렇고,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영국 내에서도 여러 지역이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와 ..

[채서영의 별별영어] 실수를 통해 유창해지는 영어

[채서영의 별별영어] 실수를 통해 유창해지는 영어 중앙선데이 입력 2022.02.19 00:24 지면보기지면 정보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제자가 전해 준 실수담입니다. 입사 초기, 외국인 고객이 하도 재촉을 해서 답신 말미에 이렇게 썼대요. “Please trust me. I am hardly working on it.” (믿어주세요. 이 일은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쓰려 했지만 얼떨결에 ‘work hard’(열심히 일하다)와 ‘hardly work’(거의 일하지 않는다)를 착각한 거죠. 영문과씩이나 나온 사람이 너무 큰 실수를 한 건가요? 혹은 모국어가 아닌데 그럴 수 있다 싶은가요? 사실 한국인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무엇보다도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