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서 기르는 흑돈. 기해년은 황금돼지띠의 해이다. 돼지는 예로부터 다산을 상징했다.[뉴스1]
2019년은 돼지해이고, 60년마다 돌아오는 기해년(己亥年)은 ‘황금돼지해’로 불린다.
노란색을 나타내는 천간(天干) 기(己)에다 돼지를 뜻하는 지지(地支)인 해(亥)가 만났기 때문이다.
돼지해를 맞아 알아보는 돼지의 생태
돼지는 12가지 띠 동물의 마지막 순서다. 한국에서는 보통 집돼지를 가리키지만,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멧돼지를 말한다.
그렇다면 문득 생기는 의문 하나.
집돼지와 멧돼지는 같은 종(種)일까, 아닐까.
멧돼지. 집에서 기르는 돼지의 야생 원종이다. 돼지와 멧돼지가 같은 종이라는 의미다. [중앙포토]
멧돼지는 원래부터 야생에서 서식하고 있는 야생 원종(原種)이고,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이를 가축화한 것이 돼지다.
멧돼지의 학명은 ‘수스 스크로파(Sus scrofa)’이다.
집에서 기르는 돼지는 그 아종(亞種)으로 ‘수스 스크로파 도메스티쿠스(Sus scrofa domesticus)’로 불린다. 도메스티쿠스는 가축화됐다는 의미다.
일부 분류학자들은 집돼지를 별개의 종처럼 ‘수스 도메스티쿠스(Sus domesticus)’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멧돼지나 집돼지는 같은 종이다.
북한산국립공원에서 포착된 멧돼지. [영상 국립공원관리공단]
중동지방에서는 1만5000년 전에, 중국에서는 8000년 전에 야생 멧돼지를 가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카 대륙이나 호주·뉴질랜드·하와이 등지에는 멧돼지가 없었는데, 사람들이 도입한 돼지가 탈출해 야생화하기도 했다.
옛 문헌으로 미뤄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적어도 2000년 전부터 돼지를 길렀다.
전 세계적으로는 300여 종의 돼지 품종이 있고, 중국에만 150여 종의 돼지 품종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품종은 랜드레이스·대(大)요크셔·버크셔·햄프셔 등 50여 종이다.
충남 청양군 방목돼지농장인 송조농원 산실 모습. [연합뉴스]
돼지의 임신 기간은 114일 정도이고,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기간은 28일이다.
어미돼지는 연간 2.4회 번식이 가능하다.
한 번에 10여 마리씩, 어미 한 마리가 3~4년 동안 번식을 한다면 평생 200여 마리의 새끼를 낳게 된다. (이희훈, 『돼지 백과』, 2012년)
야생 멧돼지는 12월과 이듬해 1월 사이에 짝짓기하고, 영양 상태에 따라 14마리까지 낳기도 한다.
멧돼지도 임신 기간 112~120일 정도로 알려져 있다.
멧돼지는 수컷이 암컷보다 5~10% 크고, 몸무게도 20~30% 더 나간다.
태어난 지 1년이 채 안 된 어린 암컷이 새끼를 낳기도 한다.
암컷들끼리 새끼를 거느리며 함께 생활하고 함께 돌보는데, 50~60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한다.
멧돼지 새끼는 다람쥐 비슷한 세로줄 무늬가 있는데, 위기가 닥쳤을 때 풀숲에 숨어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색 역할을 한다.
태어난 지 5개월이 지나면 줄무늬는 없어진다.
멧돼지 어미는 사타구니와 가슴패기를 파고드는 새끼 중 가장 약한 놈을 젖꼭지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결국 잡아먹는다.
다른 새끼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다.
수컷은 두 살 무렵 고환이 발달하면 어미한테서 쫓겨난다.
근친 간의 짝짓기로 종자가 나빠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잡식성인 돼지는 채식을 좋아하지만, 토끼·들쥐·물고기·곤충 등도 먹는다.
죽은 동물의 고기나 뼈도 먹을 정도로 못 먹는 게 없다.
식물의 경우 뿌리까지 파헤친다.
멧돼지 수컷은 어금니를 갖고 있는데, 12㎝까지 자란다.
먹이를 자르거나 풀뿌리를 캐는 데도 이용하지만,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수컷과 싸울 때 중요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무인 카메라에 포착된 서울 북한산의 멧돼지 [사진 한상훈 박사]
예민한 청각과 뛰어난 후각이 약한 시력을 보완해주는 셈이다.
돼지는 색깔을 구분할 수 있고, 좌우로 310도까지 주변 사물을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지만, 한 눈으로 보는 것이다.
양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정면을 기준으로 35~50도 정도에 불과하다.
눈의 조절작용이 없어 초점을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
또, 가까운 거리를 잘 못 보고, 지표면 낮은 곳도 잘 보지 못한다.
땅바닥을 제대로 보려면 멈춰서 고개를 숙여야 할 정도다.
돼지는 밝은 빛이 비치는 쪽을 향해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돼지는 40㎐(헤르츠)에서 40.5㎑까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250㎐에서 16㎑의 소리를 잘 듣는다.
사람보다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더 잘 듣는다.
돼지는 청각이 예민해 소음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육하는 돼지에 접근할 때도 큰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산에 출몰하는 멧돼지[영상 한상훈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