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베니스의 상인'에서 법관으로 변장한 포샤는, 안토니오가 빌린 돈을 기일 안에 못 갚았으니 차용증서에 명시된 대로 안토니오의 가슴에서 살 한 파운드를 베어내겠다고 달려드는 샤일록에게, 꾸어준 돈의 3배를 받고 '자비'를 베풀라고 호소한다. 그래도 살점으로 받아야겠다고 우기자 "그렇다면 계약서상 네게 그의 피를 흘릴 권리는 없으니 피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살을 베어야 한다"고 판결한다. 법조문에 완벽하게 충실한 동시에 기막히게 '창의적인' 판결이었다. 복수심의 화신(化身) 샤일록을 증오한 관객에게는 물론, 그의 설움을 지극히 가슴아파한 필자에게도 샤일록이 살인자가 되는 것을 막아 준 고맙고 감동적인 명(名)판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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