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용한 움직임을 보인 미 행정부 관계자가 있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볼턴 보좌관은 최근 실무 협상 과정에선 뒤로 물러서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이 시작된 27일에도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그런 그가 28일 열린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한 것이다. 이날 낮 진행된 미⋅북 확대정상회담은 전례가 드문 ‘4:3’ 회담으로 진행됐다. 미국 측이 한명 더 많았다. 트럼프⋅김정은 두 사람 외에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 측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북한은 볼턴을 껄끄럽게 여겨왔다. 그래서인지 이날 회담에서 그의 맞은 편에 아무도 앉히지 않고 자리를 비워뒀다. 의도적으로 ‘볼턴 무시’ 전략을 쓰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결국 이 확대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수준과 대북 제재 완화 수위를 놓고 양측 의견이 엇갈리면서 업무 오찬과 공동선언문 발표 등 나머지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볼턴 보좌관이 확대정상 회담에 참석해 영변 핵시설 해체만 수용하겠다는 북한에 추가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볼턴은 그동안 북한이 ‘모든 핵시설은 물론 대량 살상무기와 화학무기까지도 다 신고·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더구나 김정은이 이날 영변 핵시설 해체의 대가로 대북 제재 전면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자 볼턴이 이런 원칙론을 꺼내며 추가 비핵화 조치를 압박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 일대 ‘영변 외(外) 우라늄 시설’의 존재를 발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때문에 볼턴 보좌관이 그동안 미국이 파악한 영변 외 우라늄 시설 관련 정보를 북한에 제시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영변 핵시설 해체’를 내주고 ‘제재 완화’라는 상응조치를 받아내려던 김정은으로선 볼턴의 등장에 당황했을 수 있다. 볼턴의 베트남 입국 과정은 조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비행기를 타고 하노이에 들어와 베트남 입국 여부가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그는 회담 첫날인 27일 오전 5시 59분쯤에서야 트위터를 통해 "베트남과 북한 당국자들을 만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있어서 좋다. 앞으로 이틀 동안 논의할 것이 많다"며 자신의 하노이 도착 사실을 알렸다.
|
'新聞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설] 최소한 지금 김정은은 핵을 포기할 뜻이 없고 '비핵화'는 가짜다 (0) | 2019.03.01 |
|---|---|
| [사설] 2차 미·북 회담 '핵무기·우라늄 시설' 신고·검증·폐기 합의해야 (0) | 2019.03.01 |
| 베트남 못 건드리는 중국, 김정은 통과 중월국경에 이유 있다 (0) | 2019.02.28 |
| [최범의 문화탐색] 디자인, 배치는 권력이다 (0) | 2019.02.28 |
| [강찬호의 시선] 몸은 하노이, 마음은 워싱턴에 가있을 트럼프 (0) | 2019.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