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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없는 종자전쟁 "일본종자 90%던 우리 딸기, 주권 회복했다" 종자 시장>낸드플래시 건조실의 종자들. [중앙포토] 종자 산업은 연 5%씩 성장하는 블루오션이다. 이에 각국은 종자 보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노르웨이는 전 세계 종자 96만8000점(2018년)을 보관하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 '글로벌 시드볼트'를 운영하고 있다. G2 국가 미·중은 종자 시장서도 양보 없이 겨루고 있다. 아그로페이지스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1~2위는 미국, 3위는 중국기업이다. 미국 기업인 몬산토는 5위였던 독일 바이엘에 지난해에 인수됐다. 후발주자인 중국은 해외 기업을 사들여 종자 강국을 꿈꾸고 있다. 켐차이나는 430억 달러에 스위스 씨앗·농약 업체 신젠타를 인수했다. 9위인 룽핑은 다우 듀폰이 거느린 브라질 내 옥수수 종자 사업체를 11억 달러에 사들였다. 지난해 룽핑은 "5년 내로 브라질 옥수수 종자 시장 3분의 1을 점하겠다"고 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상위 20대 종자 기업에 한국은 없다. 덩치도 작다. 매출액 5억원 미만 종자 업체가 전체의 87.9%다. 영세 기업들이 경쟁 심화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내 자생 중인 우리 특산식물이 360종이 넘지만, 부가가치가 높고 세계 시장 규모가 큰 파프리카·토마토의 육종 기반은 선진국보다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 속에 한국은 종자 수출로 인한 로열티 수입보다 종자 수입에 따른 로열티 지급이 많다. 국내 종자 무역은 수입이 수출보다 약 4배 많은 적자 구조다. 청양고추는 외환위기 때 우리 청양고추 종자 로열티가 독일 바이엘에 넘어갔다. 과일 중 국산 종자 자급률이 제일 낮은 품목은 포도로 2.5%에 불과하다. 현재 제주에서 생산 중인 감귤의 90%가 일본 품종이며 국내 재배 중인 파프리카의 대부분도 외국 종자다. 사과와 배의 국산 종자 자급률은 18%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공 사례는 경북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우리 딸기 품종 '싼타'다. 당도가 높고 잘 무르지 않아 운반과 보관이 쉽다. 현재 중국에 수출돼 로열티를 받는 효자다. 2000년 초만 해도 국내 딸기 품종의 90%가 일본산이었다. 이에 위기를 느낀 정부가 2006년 농진청 주관으로 '딸기연구사업단'을 꾸려 미미했던 국산 딸기 품종 보급률을 94.5%까지 올려놨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1월말 경남 진주의 딸기 농단을 방문해 "10~20년 전에는 딸기 종자 주권이 없었는데 이제는 수출까지 하고 있다"며 "딸기 주권을 회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훼도 갈 길이 멀다. 난(蘭)은 18.2%(2018년)의 보급률에 그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원희 과장은 "해외 품종에 의존하는 화훼 농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국산 장미 자급률은 30%다. 장미 1주당 적게는 1달러, 많게는 3달러씩 로열티로 지급한다. 우리가 해외에 내는 화훼(관상식물) 관련 로열티만 1년에 100억원 이상이다. 장미 '딥퍼플'. 국내외 모두에 사랑받고 있다. 최모란 기자 딥퍼플을 키워낸 경기도농업기술원은 2009년~2018년 해외에 장미 539만주를 판매해 로열티로 11억2000만원을 거뒀다. 올해도 장미로만 1억원 이상 로열티 수입을 거둘 전망이다. 박 연구사는 "프랑스 육종회사인 NIRP에서 지난해 우리 장미 200여 계통(품종 전 단계)을 테스트하길 원해 선발해갔다"면서 "수출 사례를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로열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예는 씨 없는 청포도 '샤인머스캣'이다. 원래 샤인머스캣은 일본에서 1988년 개발했다. 그런데 일본이 샤인머스캣의 인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2006년까지 품종 등록을 망설이는 동안 한국이 이를 국내 도입해 한국형으로 개량해 심어버렸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이런 배경으로 우리는 한 송이에 1만원이 넘는 샤인머스캣을 로열티 없이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샤인머스캣은 2㎏에 4만5000원 이상(가락시장)에 팔리고 있다. 중국·베트남 등 7개국에 수출도 되고 있다. 김동근 산떼루아 영농조합법인(농가 25곳) 대표는 "2015년 8.1t으로 시작한 수출은 지난해 240t(37억원)을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샤인머스캣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제공] 수출도 중요 과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종자 수출 2억 달러 달성을 통해 세계 13위권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제2차 종자 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2018∼2022년)'을 추진 중이다.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지난해 김제에서 개최된 국제 종자박람회에서 상추 종자 포함 300만주의 종묘, 18억 규모의 수출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짧게는 7~8년, 20년까지 걸리는 종자 산업의 특성상, 장기적 안목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충북대학교 이철희 교수는 "단기간에 종자 ‘보전-활용’ 산업을 진행할 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에서 육종한 국내 토종 장미 [서유진 기자, 중앙포토] [출처: 중앙일보] 반도체보다 짭짤한 종자산업···세계가 빠진 '블루오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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