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는 씹는 맛이 있다. '이(夷)' 자에 대한 해석도 재미있다. 보통 동이족은 큰 활을 지니고 있어서 활 궁(弓) 자가 들어간다고 해석한다. 다른 해석도 있다. 궁(弓)이 활이 아니라 뱀이라는 해석이 그것이다. 몸에 뱀이 걸쳐져 있는 모양이라는 것이다. 갑골문자(甲骨文字)보다 1000년 정도 앞선 문자라고 알려진 중국 산동성 출토의 각골문자(刻骨文字) 연구 결과이다. 동이족에서 몸에 뱀이 감겨져 있는 형상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이(夷) 자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때의 뱀은 영적인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본다. 요가에서는 우리 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영적인 에너지를 '쿤달리니'라고 부른다. 에너지 형태가 뱀의 모양이다. 세 바퀴 반이 꼬여서 잠들어 있는 상태라고 한다. 몸 안에 잠들어 있는 뱀을 깨우는 게 수행이고 명상이다. 인도에서 피리를 불며 코브라를 춤추게 하는 구경거리도 알고 보면 몸 안에 뱀의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쿤달리니 에너지를 깨운다는 상징적인 의미이다. 이(夷) 자가 의미하는 바는 동이족이 대단히 영적인 종족이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남미나 유럽의 샤먼들은 환각제나 약물을 복용하고 접신 상태로 들어간다. 약물 복용 없이 접신상태로 들어간다는 게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무당은 약물 없이 제정신으로 촛불만 켜 놓고 접신 상태로 들어간다는 특징이 있다. 이게 대단한 능력이다. 바둑 9단을 입신(入神)이라고 한다. 입신이나 접신(接神)이나 비슷하다. 접신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어떤 분야의 프로페셔널한 경지에 들어간다는 것은 접신과 같다. 가장 신기(神氣)가 있어야만 하는 직업이 기업 CEO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이 배신할 사람이냐, 믿을 만한 사람이냐, 복이 있는 사람이냐, 저 사업 아이템이 과연 성공할 것이냐'의 판단은 고도의 판단이다.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인 지인지감(知人之鑑)과 프로젝트의 성패를 판단하는 일이 CEO의 핵심 능력에 해당한다. 이 두 가지는 신기 없는 사람은 내리기 어려운 판단이다. 여기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만 돈을 번다. 현대의 CEO는 낮이나 밤이나 일구월심으로 돈 벌 궁리를 해야만 하는 혹독한 직업이다. 쉽게 말하면 자본의 신과 접신을 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직업인 것이다.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접신된 CEO만이 살아남는다. 그래서 가방끈도 중요하지만 조상 대대로 적선과 기도를 열심히 한 '공줄'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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