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철 산업1팀 기자 내가 집이 가난해서 차가 없으므로 가끔 공유차를 빌려서 타는데, 여위고 둔하여 느린 한국GM의 스파크를 타면 비록 급한 일이 있어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도 속도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칼치기(무리한 차선변경)하는 아반떼스포츠나 2개 차선을 물고 다니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를 만나면 조용히 맨 끝으로 차선 변경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서 후회하는 일이 적었다. 아! 운전자의 마음이 바뀌는 것이 이와 같을까. 하루아침 스티어링휠을 바꿔 잡는 것도 이와 같은데, 하물며 자신의 차량을 소유한 오너 드라이버라면 오죽하겠는가. 그러나 운전자가 가진 것은 하나도 빌리지 않은 게 없다. 부품사는 물론 자동차 할부금융사, 자동차보험사, 그리고 카카오내비의 힘을 빌려서 높고 부귀한 차량을 소유했다. 당장 대출 없이 본인 명의로 신차를 뽑았다고 해도, 언젠가 중고차로 팔게 된다면 미래의 중고차로부터 권세를 빌려온 셈이다. 또 중고차가 렌터카가 되고, 렌터카가 대포차가 된다면 신차 차주도 이들로부터 잠깐 자동차를 빌려온 것이다. 그 빌린 곳이 많은데도 자동차등록증 상 자신이 차주라는 점만 생각하니, 어찌 미혹(迷惑)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다가도 잠깐 사이에 빌린 차량이 도로 돌아갈 수 있다. 만방(萬邦)의 롤스로이스고스트를 타던 황하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도 외톨이가 됐다. 롤스로이스팬텀·벤츠리무진·렉서스LX570를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조사를 받는다. 하물며 미약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운전자는 두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맹자가 일컫기를 ‘남의 것을 장기렌트하고 있으면서 돌려주지 않는다면, 자신의 것이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였다. 여기에 느낀 바가 있어서 차차설(借車說)을 지어 그 뜻을 넓히노라. 문희철 산업1팀 기자 [출처: 중앙일보] [문희철의 졸음쉼터] 차차설(借車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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