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영 JTBC 사회2부 기자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대체 휴일에 출근해 노트북을 펴니 ‘청춘의 날’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사 오늘처럼 쉬지 못해도 기분이라도 좋아질 텐데”라고 나도 모르게 읊조렸다. 스물에서 서른다섯 살까지의 기자만 쓸 수 있는 ‘시선2035’라는 칼럼을 쓰고 있으니 나도 당연히(?) ‘청춘의 날’ 대상자가 되겠지만, 그럼 도대체 몇 살까지를 청춘으로 봐야 할 것인지 고민도 들었다. 그러다 쓸데없는 생각이란 걸 깨닫고 바로 현실로 돌아왔다. 휴일에도 ‘김학의 의혹 수사단’이 피의자 윤중천씨를 소환조사했기에 그것을 취재하는 현실로 말이다. 청춘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아직도 노량진 고시원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 생각이 난다. ‘남들 노는 연휴에도 독서실에 갇혀 공부하는 공시족’은 이제 기삿거리가 되지 않는다. 일상이 됐다는 얘기다. 5년 전 수습기자일 때도 관련 아이디어를 냈다가 “그건 10년 전에도 기삿거리가 아니었다”는 선배의 혹평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도 여전히 ‘공시생이 40만 명을 넘겨 나라가 망할지도 모르겠다’는 기사가 포털에 올라오면 손이 간다. 설사 나라가 망할지언정 청춘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용기 있고 창의적인 도전을 하지 않더라도, 성실히 공부해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청춘을 지지한다. 또 얼른 취업해 떳떳하게 세금을 내며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청춘을 이해한다. “옛날 선배들은 이력서만 대충 내도 이 정도 회사는 들어갔다며?”라고 불평하면서도 매일 면접 스터디를 하고 홈페이지를 뒤져 지원할 회사의 ‘3대 핵심 가치’를 외우고 있는 청춘들 말이다. 수능 시험 수험생만큼 늘어난 공시생 숫자와 희미해지는 도전 정신이 문제라는 비판은 뼈아프다. 처방과 변화 유도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럼에도 40만 공시생 중 한 명이 되길 선택한 청춘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실력은 없고 눈만 높은 것 아니냐”고 여기저기서 간섭하고, “패기가 없다”고 낮춰봐도, 오늘도 면접 스터디에서 쉽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청춘들을. 송우영 JTBC 사회2부 기자 [출처: 중앙일보] [시선2035] ‘청춘의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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