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내에서 북쪽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다 샤를드골공항에 가까워지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공터가 나타난다. 5년 전 푸조시트로앵그룹(PSA)이 폐쇄한 공장 자리다. 철거하다 중단한 공장 건물이 남아 있고 잡초가 우거져 황량하다. 주택 단지로 재개발을 앞둔 이 공장 터는 프랑스 자동차 산업의 쇠락을 상징한다. 2014년 이곳에서만 25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때를 전후해 PSA는 모두 1만1000여명을 내보냈다. PSA뿐 아니라 라이벌 르노그룹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00년 59%에 이르던 르노의 국내 생산 비중은 2017년 18.7%까지 바짝 줄었다. 루마니 아·모로코·터키로 생산라인을 대거 옮겼고, 노조는 예전보다 점잖은 행보를 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회사 노조원들은 프랑스 경쟁사들의 이런 변화를 모른 척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보다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 생존을 위해 한국의 자동차 업체들도 프랑스 회사들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런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경고음은 이미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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