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의 우산
서수경에게 적용되었다는 ‘상식적으로’에서 상식은 본래의 상식, 즉 사유의 한 양식이라기보다는 그 사유의 무능에 가깝지 않을까. 우리가 상식을 말할 때 어떤 생각을 말하는 상태라기보다는 바로 그 생각을 하지 않는 상태에 가깝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역시 생각은 아닌 듯하다…… 우리가 상식적으로다가, 라고 말하는 순간에 실은 얼마나 자주 생각을…… 사리분별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인지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흔하게 말하는 상식, 그것은 사유라기보다는 굳은 믿음에 가깝고 몸에 밴 습관에 가깝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그건 상식이지, 라고 말할 때 우리가 배제하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황정은 연작소설 『디디의 우산』 중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에서. 1990년대부터 세월호·촛불에 이르는 시대상과 개인의 일상을 가로지르면서, ‘툴을 쥔 인간은 툴의 방식으로 말하고 생각한다’ ‘말과 생각과 공감의 무능성’ 등을 주제어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한국 문학의 새로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40대 작가군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황정은만의 깊은 사유와 다층적 구성이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양성희 논설위원 [출처: 중앙일보] 문장으로 읽는 책 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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