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고(故) 이병철 회장의 '반도체 선언'으로 시작된 삼성의 반도체 역사에서 비메모리 반도체는 늘 찬밥이었다. 삼성은 양산기술과 공정기술이 중요한 메모리 반도체에 주력했다. 비메모리 반도체를 담당하는 시스템 LSI 사업부가 생긴 게 1997년의 일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D램·낸드 등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도체이고, 비메모리 반도체는 PC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와 AP, 이미지 센서 등을 말한다. 메모리는 가격 등락이 워낙 심한 게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1996년 메모리 폭락을 경험한 삼성의 수뇌부에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균형 성장은 숙원이 된다. 하지만 비메모리에는 인텔과 퀄컴 같은 기라성 같은 글로벌 공룡 업체들이 있어 힘을 쓸 수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2002년엔 연구 인력을 1700명에서 2200명으로 대폭 늘렸고, 2005년엔 마침내 비메모리반도체 전용 라인까지 세웠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PC 시대가 가고 모바일 시대가 온 것이다. 2010년엔 엑시노스라는 브랜드까지 단 모바일용 비메모리를 놓으며 본격 성장을 시작했다. 뒤처져 있다고 쉽게들 말하지만, 삼성의 비메모리에는 20년 넘는 눈물의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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