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당은 삐뚤어졌어도 장구는 똑바로 치자.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봐야 한다. 문-트 전화통화 누출 논란, 하나씩 따져보자. 왜 야당 의원은 이것을 알아내려고 했을까. 왜는 왜인가. 한미 정상통화가 있은 뒤 청와대 브리핑, 백악관 브리핑, 달라도 너무 다르고, 한두 번도 아니고 통화가 있을 때마다 다른 얘기가 나오니까, 정말 대화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려 한 것 아닌가. (5월9일자 조선일보 사설 ‘한미 통화 때마다 다른 발표, 이젠 이상하지도 않다’ 참조) 5월7일 밤 문재인-트럼프 통화했다. 이튿날 청와대는 트럼프가 대북 식량지원을 ‘시의적절’ ‘긍정적 조치’라며 "지지했다"고 했다. 불과 한 시간 뒤 백악관은 "FFVD,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달성을 논의했다"고만 했다. ‘식량 지원’ 얘기는 일절 없었다. 누구를 믿어야 할까.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언론도 야당도 국민들도 한미 통화 때 진짜로 무슨 얘기가 오가는지 너무도 궁금했던 것이다. 지난 3월에도 문-트 전화가 있었는데, 그때도 청와대는 "트럼프가 남북대화를 100% 지지했다"고 했고, 백악관은 "최대 압박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참고로 밤 10시에 문-트 통화를 하면 청와대는 이튿날 아침에 브리핑한다. 일본은 밤 10시에 트럼프-아베 통화를 하면 아베는 1시간 뒤인 그날 밤 11시에 직접 대국민 브리핑을 한다. 또 하나. 문-트 통화를 공개하면 외교 참사와 기밀 누출이라고 하는데, 그냥 궁금하다. 지금 대한민국 외교 참사는 누가 저지르고 있는가. 유럽 순방 때 가는 곳마다 상대국 정상은 ‘완전 비핵화’를 강조하는데 나 홀로 ‘제재 완화’를 부르짖고 있는 문재인-강경화가 대형 외교 참사 아닌가. 외무부 차관까지 지낸 원로 외교관 한 분은 유럽 쪽 대사들을 모조리 인사 조치해야할 만큼 외교 참사였다고 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인사말을 엉터리로 한 외교 참사는 또 어떤가. 문-강이 외교 참사인가, 워싱턴 외교관 K가 참사인가. 이번 일의 본질은, 지금 방일 중인 트럼프가 일본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고, 아베와 찰떡 공조를 전 세계에 과시하고 있는데, 트럼프는 한국에 오는가 안 오는가, 온다면 어떤 형식과 내용을 갖고 올 것인가, 이 점이다. 청와대 발표가 너무 오락가락 하다 보니 야당과 언론이 나섰던 것이다. 문이 트에게 한국에게 오라고 초청했다는 내용이 기밀인가? 트가 시큰둥하게 ‘돌아가는 길에 잠깐 들르면 될 것’이라고 한 대목이 기밀인가? 청와대는 처음에 ‘사실무근’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기밀누설’이라고 하고 있다. 청와대는 밝혀라. 어느 쪽인가. 사실무근인가, 기밀누설인가, 둘 다일 수는 없다. 왜 청와대는 이럴 때마다 묵묵부답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쓸데없이 재난 영화 말고 ‘더 포스트’란 영화와 ‘래리 플린트’란 영화를 보시기 바란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30년 동안 감춰온 베트남 전쟁의 비밀을 파헤친다. 바로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하는 영화다. 국익을 내세워 이를 탄압하는 닉슨 행정부에 맞서서 두 신문사는 폐간 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회사 존망의 사활을 건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아니, 바로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다. 성인 잡지 ‘휘슬러’ 발행인 래리 플린트도 수정헌법 제1조를 지켜내기 위해 인생을 건다. 기밀누설이 국익을 침해한다고? 그런 기준은 누가 판단하는가? 과거에 정청래 전 국회의원이 한 방송에 출연해서 자신의 휴대폰을 흔들었다. "문-트 통화한 것을 로데이터로 다 받아봤다"고 자랑했다. 자 지금 보시는 이 장면이다. (영상 캡처 바람) 그런데 이것이 문제가 되자 정 전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소소한 양념’은 평소 나의 식견과 유머,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이었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정 의원은 국민들께 똑바로 대답해야 한다. 문-트 정상통화 녹음파일이 당신 휴대폰 안에 들어 있는가, 아닌가. 들어 있다면 기밀누출, 실정법 위반이다. 안 들어 있다면 당신은 방송에 출연해서 거짓말을 한 셈이다. 현행법 위반인가, 거짓말인가. 뭐라고? 소소한 양념? 이쪽 사람들은 상대편이 하면 대역 죄인처럼 추궁하고 자신이 하면 ‘양념’이라고 한다. ‘평소 식견과 유머’였다고? 거짓말하거나 실정법 위반하는 게 유머인가. ‘문학적 상상력’이라고까지 한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잊는다. 문인들에게 ‘문학적 상상력’이란 말이 얼마나 귀중한 말인지 아는가. 한국 문인들을 통째로 욕보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
|
'新聞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343] 독일과 일본의 미래 (0) | 2019.05.29 |
|---|---|
| [정진홍의 컬처 엔지니어링] '새로운 박정희'도 나와야 한다! (0) | 2019.05.29 |
| [남정호의 시시각각] 보수 부시, 진보 노무현 아낀 까닭 (0) | 2019.05.28 |
| [분수대] 디테일의 클래스 (0) | 2019.05.28 |
| [朝鮮칼럼 The Column] 빈사 상태의 공영방송에서 한 줄기 빛을 보다 (0) | 2019.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