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聞column

[로컬 프리즘] 민주시민교육과 독재 논란

bindol 2019. 6. 7. 05:19
김방현 대전총국장

김방현 대전총국장


‘촛불정신’으로 무장한 문재인 정부에서 ‘독재’란 단어가 등장한 건 뜻밖이다. ‘독재’는 자유한국당이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일방적으로 패스트트랙에 올려놓은 것을 비판하며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번만큼 민주주의 정신을 독점한 것처럼 행세한 정부도 드물다. 모두 평등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수없이 외쳤다. 촛불혁명을 완수하겠다며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 붙었다. 그래도 부족했던지 국민을 상대로 ‘민주시민교육’에 나섰다.
 
대전과 세종지역 고교 2·3학년 학생 32명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프랑스와 스위스를 찾는다. 국정 과제인 민주시민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교육청은 “차별과 혐오가 없는 포용적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 민주시민 토론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학생이 뽑혔다. 인솔자 7명까지 포함해 경비 1억8330만원(1인당 470만원)은 전액 국가 예산으로 썼다. 학생들은 프랑스 혁명의 역사적 장소 등을 탐방한다. 단두대를 처음 만들었던 파리의 골목, 베르사유 궁전, 프랑스혁명을 계획했던 카페 등이 방문 코스다. 전국 대부분 시·도 교육청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민주시민교육을 하고 있다.  
     
지자체도 앞장서고 있다. 서울 등 전국 20여 개 지자체는 ‘민주시민교육 조례’를 만들었다. 자유·평등·공정을 가르치는 게 목표다. 대전시는 최근 민주시민교육위원회를 꾸리고, 위원 19명을 위촉했다. 시민단체 회원, 대전시 의원, 대학교수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민주시민 자질 함양 등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런 전방위적인 민주시민교육은 영 부자연스럽다. 특정 사상을 강요했던 과거 권위주의 시대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지식수준이 낮은 시민을 가르치겠다는 오만한 발상으로도 보인다. 정작 할 일은 따로 있다. 시민이 민주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 견해를 달리하면 집권세력은 물론 열혈 지지층까지 나서 공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표현의 자유마저 억압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데 누가 누구를 교육하겠다는 건가.
 
김방현 대전총국장

[출처: 중앙일보] [로컬 프리즘] 민주시민교육과 독재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