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디우스 '변신'
북한에서 표류인지 귀순인지 한 목선의 높이가 1.3m인데 그날 파고가 2m여서 레이더가 탐지를 못 했다는 국방부 발표를 들으면서, 파도가 2m 높이의 빳빳한 두둑을 이루고 곧게 행진하고 문제의 보트가 두 두둑 사이의 고랑에 꼭 맞게 끼어 직진하는 재미있는 만화가 그려졌다. 국방부도 그런 상상을 유도할 심산이었을까? 파도는 마치 고체의 조형물처럼 보트를 흔들지도 않고 물 한 방울도 선체와 4명의 탑승 인원에게 튀기지 않았나 보다. 배는 전혀 파도에 시달린 모습이 아니었고 탑승자들도 파도에 부대끼고 물벼락에 넋 나간 모습이 아니었다. '전투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백번 지당한 진리다. 이번 사태로 경계 태세 불량, 경계 능력 제로임을 드러낸 국방부는 나아가 그날 파도의 높이, 해류의 방향, 선박의 동력장치 유무, 선박을 예인한 지점 등 거의 모든 사실을 허위로 발표했다. 그리고 목격한 시민에 의하면 '85분간 자연스럽고 능수능 란하게 항구를 돌아다녔다'는 4명의 탑승 인원 중 2명을 황급히 송환했다. 그리고 문제의 목선은 폐기 처분한다고 한다. 국민에게는 우리 해안선에, 자기 마을 뭍에 올라오듯 상륙한 괴선 탑승자들의 얼굴과 침입 경로, 그리고 보트의 구조를 엄밀히 살펴볼 권리가 있는 것 아닌가? 나아가 국민의 안전보다 김정은의 심기가 더 소중한 당국자들의 북송을 요구할 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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