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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 제한 카드로 꺼낸 품목은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에칭가스’ 등 화학 제품 3종이다. 모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한국 제조업의 대표적인 전략 수출 분야 제조 공정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우리 기업들이 일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품목들을 콕 집어 정조준했다. 10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오른쪽 두 번째)와 김상조 정책실장(왼쪽 두번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화평법은 ‘화학물질을 연 1t 이상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기업은 화학물질의 명칭, 수입량, 유해성 분류, 사용용도 등을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영업 비밀까지 신고 내용에 포함돼, 외국 기업들의 한국 수출을 막는 장애물로 꼽혀왔다. 2013년 개정된 화관법은 유해 화학물질 취급 시설의 배치, 설치의 관리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전 법안보다 안전 기준이 5배 이상(79개→413개) 늘었다. 그간 산업계에선 지속적으로 “소재·부품 개발 및 국산화에 걸림돌이 되는 대표적 규제”라고 주장하며 완화를 요청해왔다. 우리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뒤늦게 이 법안들의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 오찬 직후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 관리도 중요하지만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이나 안전성이 확보된 곳에 대해서는 여러 규제를 개선해볼 여지가 있다는 건의가 있었다. 이 부분은 적극 검토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화평법과 화관법을 산업 발전 저해 요소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법안들은 현 여권이 야권이던 시절 드라이브를 걸었던 규제다. 2012년 9월 27일 경북 구미의 한 화학 공장에서 4명의 사망자를 낸 불산 유출 사고를 계기로 발의됐다.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는 구미 사고를 “현 정부의 규제 완화 중심, 친기업적 정책 탓”(유정아 대변인)이라고 못 박았다. 이후 야권은 이듬해 4월 화평법(심상정 정의당 의원 발의) 제정과 5월 화관법 개정안(신계륜 민주통합당 의원 발의) 국회 통과를 관철시켰다. 2012년 10월 7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불산가스 누출 피해현장을 방문해 말라 죽은 고추를 바라보는 모습. [뉴시스] 2013년 8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대기업 회장단 오찬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는 모습. 이날 오찬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이 참석했다. [뉴시스] 2013년 7월 19일 김상조(현 청와대 정책실장) 경제개혁연대 소장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심의하기 위해 열린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법안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뒷전으로 미룬 채 ‘재벌의 천사’가 되었다”(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의 비판을 받았고 규제 완화는 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정부 태도가 바뀐 건 다행이지만, 이미 일본을 따라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고 우려했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화평법, 화관법 개정안은 발의 당시부터 기업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규제 완화를 ‘친재벌’·‘친기업’ 같은 문제로 볼 게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보고 차제에 개정을 넘어 법안 자체를 폐기하는 단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여당이자 현 야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자리에 따라서 답이 바뀌는 김상조 정책실장이 지금 경제 위기를 살려낼 근본처방을 내세울 수 있겠나. 문 대통령의 ‘위기가 기회다’라는 말은, 현 청와대 경제팀 전면 쇄신과 경제관 탈바꿈에 해당되는 말이다”고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화평법 풀면 실패한 대통령" 이랬던 김상조 "규제 풀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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