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聞column

[사설] 조국 후보자, 이래도 장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bindol 2019. 8. 19. 05:53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이 켜켜이 쌓였다. 지금까지 나온 것만으로도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 정도다. 그중에는 도덕적 일탈 수준을 넘은 범법 행위로 의심되는, 국민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도 여러 건 포함돼 있다. 이런 의혹들은 조 후보자에게 장관, 특히 법치 수호의 책임을 진 법무부 장관의 자격이 있느냐는 물음을 던진다.
 

도덕적 일탈 넘는 각종 범법 의혹들
시민들 “내로남불 결정판” 비판 고조
야당 “자진 사퇴하라”에 여론도 공감

핵심 의혹은 대부분 재산과 얽혀 있다.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이 소유주로 돼 있는 집에서 조 후보자의 어머니가 살았다. 동생과 그의 전 부인이 그 집에 함께 거주했다는 이웃 주민의 목격담도 나왔다. 조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열흘 전에 조 후보자 부인과 동생의 전 부인이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조 후보자 부인이 시동생의 전 부인에게 집을 임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주인이 자기 집을 임차하는 비상식적 계약서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실수로 임차인과 임대인이 뒤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믿기 어렵다. 그 집을 조 후보자 부부의 차명 재산으로 보는 시각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만약 그렇다면 부동산 실명 거래법 위반과 공직자윤리법 위반(재산 신고 누락)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조 후보자 동생의 불법적 채무 변제 회피와 재산 보전에 조 후보자가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도 의문이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소송 기록 등을 근거로 조 후보자의 동생이 40억원이 넘는 빚을 갚지 않으면서 자신이 받을 돈은 그대로 지키기 위해 위장 이혼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동생이 받을 돈 51억원은 조 후보자 부친이 이사장으로, 조 후보가 본인이 이사로 있던 학교법인 웅동학원이 진 채무 형식의 자금이었다. 이 채무는 소송을 통해 확정됐는데, 웅동학원은 법적 대응을 거의 하지 않았다. 채무 회피와 재산 이전 조처를 조 후보자가 돕거나 묵인했다면 위법의 소지가 있다.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도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 조 후보자 가족이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펀드는 가로등 관련 관급공사를 하는 업체에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 펀드의 총 모금액이 13억원이었으므로 약 80%가 조 후보자 가족 돈이었다. 가로등 공사 업체는 최대주주가 바뀐 뒤 매출이 두 배로 늘었다. 조 후보자 측은 공직자의 펀드 투자는 불법이 아니며 해당 펀드가 어디에 투자하는지 몰랐다고 설명하지만 석연치 않다. 이 펀드 투자가 증여세를 회피하며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사실이라면 공정과 정의를 외쳐 온 진보 진영의 간판스타에게 어울리는 행동은 아니다.  
     
이런 의혹들과 함께 1999년의 위장전입과 최근 조 후보자 부인의 ‘지각 납세’ 등 탈법의 경계선에서 이뤄진 여러 일이 있다. 조 후보자는 과거에 고위 공직자 후보자의 위장전입에 대해 “서민 가슴에 못 박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남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차갑고 엄격했던 조 후보자가 자신에게는 봄바람처럼 관대했다. 현 집권 세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법에 대한 지식을 자기 보호에 쓴다며 ‘법꾸라지’라고 비아냥거렸다.
 
지금 시민들은 하나둘씩 드러나는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을 보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끝판왕”이라는 말까지 한다. “자진 사퇴하라”는 야당의 목소리를 지지하는 여론도 커가고 있다. 조 후보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타인에게 그동안 들이댄 도덕적 기준에 자신의 행위가 부합하는지, 과연 법무부 장관직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 냉철하게 판단하기를 기대한다.

[출처: 중앙일보] [사설] 조국 후보자, 이래도 장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