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정치에디터 백태웅(56)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는 체코 프라하에 머물고 있었다. 아마도 유엔 인권이사회 일(그는 2015년부터 강제실종그룹 위원으로 활동) 때문 아닐까 싶다. 백 교수는 서울대 법대 졸업 후 노동현장으로 들어가 1989년 ‘사노맹’(사회주의 노동자동맹)을 결성한 인물이다. 26세일 때였다. 요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야당이 “국가전복을 꿈꿨다”고 지목한, 바로 그 조직이다. 조 후보자가 일원으로 참여한 정도라면, 백 교수는 정점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대학에서 인권법을 가르치는 교수로 있다. 뿐만 아니라 유엔에서 활동하는 국제적 전문가다. ‘변신’이 아니라 삶 자체가 변했다고 할 수 있다. 그와 최근 두 차례 e메일 인터뷰를 했다. 연락처는 백 교수와 친구 사이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구했다.
최근 한국에서 친구들을 만난 백태웅 교수(오른쪽). 왼쪽은 송영길 의원 부부. 부인 남영신씨도 이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백 교수 옆은 이정우 변호사. 84년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사시·행시·외시에 합격했다. [사진 송영길 의원]
사실 사노맹은 유신 말기→5·17 신군부 세력(JP의 말에 따르면 ‘5·16의 고약한 동생’)의 등장→5·18 광주의 비극→전두환 정부의 공안통치로 이어진 정치환경을 무시하고선 생각할 수 없다. 당시 시대 흐름에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꾸던 많은 이들이 공안논리로 처벌받았다. 헌법이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이상 우리는 적어도 꿈을 꿀 자유는 있어야 하는데도. 설령 그것이 몽상일지라도 말이다. 조만간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릴 것이다. 공직 후보자가 연루된 과거 사건은 물론 검증 대상이다. 하지만 야당도 접근을 차분하게 했으면 한다. 당시 군사정부 시절 꾸었던 ‘새로운 사회에 대한 꿈’을, 비현실적이었고 통찰이 부족했다고 지적할 순 있어도,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국가 전복의 꿈’이라고 말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젊었을 때 공산주의자가 아니어도 바보이고, 나이 들어 공산주의를 하면 더 바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사람이 칼 포퍼다. 아마 칼 포퍼가 ‘당시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젊었을 때 이미 구속이 되어버려, 저런 말을 남기지도 못했을 것이다. 강민석 정치에디터 [출처: 중앙일보] [서소문 포럼] 프라하에서 온 백태웅 하와이대 교수의 이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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